2026년 08월 25일 (화)

“잠 부족 때 낮잠 잘까, 운동 할까?”...두뇌에 미치는 영향 봤더니

밤샘근무·수면부족 탓 머리 멍할 때, 20분 자전거 타기 vs 90분 낮잠 자기...양쪽 모두 기억력 20% ‘쑥’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잠이 부족한 젊은 남성이 전철 안에서 졸고 있다. 수면 부족 때는 짧은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낮잠을 좀 오래 자면 기억력이 빠르게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밤샘 근무나 수면 부족으로 머리가 멍해졌을 때 20분간 가볍게 자전거를 타거나 90분간 낮잠을 자면 떨어졌던 기억력을 2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길대 연구팀은 18~35세 참가자 54명을 30시간 동안 잠자지 못하게 한 뒤 세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첫 번째 그룹은 최대 심박수의 80% 강도로 20분간 고정식 자전거를 탔고, 두 번째 그룹은 90분 동안 낮잠을 잤으며, 세 번째 그룹(대조군)은 페달을 밟지 않고 자전거에 20분 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다. 연구팀은 이후 ‘64채널 뇌파(EEG) 검사’를 진행하며 사진 150장을 보여주고 기억하도록 한 뒤, 3일 후에 기억력 테스트를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험군인 운동 그룹과 낮잠 그룹의 기억 정답률은 가만히 앉아 있던 대조군에 비해 각각 21%, 23%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20분의 운동은 90분의 낮잠과 통계적으로 대등한 수준의 기억력 보존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두 방법의 기억력 개선 효과는 비슷했지만, 뇌가 작동하는 신경 메커니즘은 사뭇 달랐다. 낮잠은 각성 상태에서 쌓인 전두엽의 수면 압박과 신경 피로를 직접 해소해 뇌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좋은 상태를 만들어 주었다. 반면 20분간의 운동은 주의 집중과 관련된 뇌파 신호(P300 진폭 및 베타파 비동기화)를 효율적으로 최적화해 기억의 입력 과정을 도왔다.

이 연구 결과(Protecting episodic memory after sleep loss: Similar benefits of exercise and naps via distinct neural contributions)는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에 실렸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업무·학습 등 다양한 이유로 수면 부족을 겪는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과거 경험을 떠올리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일화 기억(Episodic Memory)’ 능력과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의료진, 야간 교대근무자, 대중교통 운전자 등 안전과 직결된 직종 종사자의 경우 수면 부족이 심각한 사고나 업무상 과실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한수면연구학회 및 국내 수면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약 6시간 50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수면 시간(8시간 22분)보다 1시간 30분 이상이나 부족하다. 전체 응답자의 약 60%가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어떤 이유로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상태에서, 긴 낮잠을 자기 어렵다면 20분 정도의 짧은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게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내 자전거 타기나 가벼운 러닝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운동은 충분한 수면이 가진 신체 회복과 면역 유지 등 기능을 대체할 수 없다. 운동을 긴급 대처법으로 활용하되, 수면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수면이 부족할 때 1시간 이상 고강도 운동을 하면 기억력 회복에 도움이 되나요?

A1. 그렇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길거나 격렬한 운동은 뇌의 피로와 신체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오히려 반응 속도를 늦추고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수면이 부족할 때에는 20분 내외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뇌 자원을 최적화하는 데 좋습니다.

Q2. 90분 동안 낮잠을 자고 일어난 뒤 곧바로 업무나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나요?

A2. 낮잠에서 깬 직후에는 잠에서 완전히 깨지 않아 멍한 상태인 ‘수면 관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뇌가 맑은 상태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상 후 약 20~30분간 여유 시간을 보낸 뒤 업무 등을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Q3. 밤샘 후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것과 20분 운동 중 어느 쪽이 기억력 회복에 더 유리할까요?

A3. 카페인은 일시적인 각성을 유도하지만 뇌 신경 자원의 처리 효율을 근본적으로 높여주지는 못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것처럼, 20분 유산소 운동은 뇌의 주의 집중 신호 체계를 직접 효율화해 새로운 정보를 뇌에 입력하는 과정을 실질적으로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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