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더나와 머크가 개발중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 암백신이 후기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으면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관련 기술도 재평가받을지 주목된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모더나와 머크는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mRNA-4157)’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평가한 흑색종 3상 ‘INTerpath-001’ 중간분석에서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이번 임상은 수술 후 재발 위험이 높은 흑색종 환자 1137명을 대상으로 인티스메란·키트루다 병용군과 키트루다 단독군을 비교한 것이다. 연구결과 병용군은 무재발생존기간(RFS)과 원격전이 없는 생존기간(DMFS)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개인맞춤형 신생항원 mRNA 암백신이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세부 데이터는 학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결과는 단순히 흑색종 치료제 개발 성공을 넘어 mRNA 기술이 감염병 백신에서 항암 치료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여겨진다.
미래에셋증권은 환자마다 종양 돌연변이를 분석해 치료제를 개별 제조해야 하는 복잡한 생산·공급 구조에도 1137명 규모의 글로벌 3상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개인맞춤형 치료제 플랫폼이 임상 3상 규모에서 실행 가능함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향후 다른 암종에서도 효능이 재현되는지가 플랫폼의 확장성을 가늠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성과는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련 기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상업화 측면에서는 인티스메란의 병용 파트너인 키트루다와 연관된 알테오젠이 주목된다. 이번 임상에서 인티스메란·키트루다 병용요법이 키트루다 단독보다 우월한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향후 다른 암종에서 병용요법의 효과가 확인될 경우 키트루다 기반 병용요법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시장경쟁력이 확대될 수 있다.
알테오젠의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ALT-B4’는 머크의 피하주사(SC) 제형 키트루다인 ‘키트루다 큐렉스(QLEX)’에 적용돼 있다. 큐렉스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이며 알테오젠은 연간·누적 판매액에 따라 총 10억달러의 판매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다. 향후 인티스메란 병용요법에서도 피하주사형 키트루다의 활용이 확대될 경우 큐렉스 판매 증가와 알테오젠의 판매 마일스톤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개인맞춤형 mRNA 암백신 시장이 형성될 경우 환자별로 제작된 mRNA를 빠르게 제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양바이오팜의 mRNA 전달체 ‘나노레디’가 주목된다. 나노레디는 자체 개발한 지질과 생분해성 고분자로 만든 나노입자로, 암 항원 정보를 담은 mRNA를 비장의 수지상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해 T세포의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나노레디는 다층 구조를 적용해 기존 지질나노입자(LNP) 대비 약 20배 많은 mRNA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RNA 기반 암백신의 임상에 진입한 사례도 있다. HLB의 미국 자회사 이뮤노믹 테라퓨틱스는 자가증폭 RNA(saRNA) 기반 암백신 ‘ITI-5000’의 미국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ITI-5000 단독뿐 아니라 키트루다 병용요법도 평가하고 있어 모더나가 이번 3상에서 확인한 ‘RNA 암백신+키트루다’ 병용전략과 접점이 있다.
에스티팜은 신항원 기반 mRNA 암백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mRNA 생산 역량과 자체 캡핑·전달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과거 미국 자회사 레바티오 테라퓨틱스는 2024년 말 청산됐으며, 레바티오가 보유하던 CAR-NKT·cirRNA 등 플랫폼 기술 IP와 신약 파이프라인은 에스티팜으로 이전됐다.
DXVX는 mRNA 항암백신의 글로벌 기술이전 사례를 가지고 있다. DXVX는 지난해 7월 미국 바이오기업과 mRNA 항암백신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2억2000만 달러로 계약 상대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직 임상 전 단계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mRNA 암백신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질 경우 기존 기술이전 자산과 후속 개발도 재조명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국 RNA·mRNA 암백신과 전달 플랫폼은 대부분 초기 임상이나 비임상 단계에 머물고 있다. 향후 공개될 인티스메란 3상의 구체적인 효능·안전성 데이터와 규제당국의 허가 여부, 흑색종 이외 암종에서의 효과 재현 여부에 따라 mRNA 항암 플랫폼과 국내 관련 기술의 재평가 폭도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