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0일 (목)

“38세지만 70대 같아”…하루 ‘이것’ 12통 흡입하던 女 치아도 다 빠져, 무슨 일?

COPD 조기 발병 파킨슨병·신경 손상 남아...청소년들에 가스 구입 못하게 규제 호소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14세 때 부터 캠핑용 부탄가스를 흡입하다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고, 극심한 치통에 자신의 치아까지 모두 뽑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SNS

14세 때 부터 캠핑용 부탄가스를 흡입하다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고, 극심한 치통에 자신의 치아까지 모두 뽑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레스터에 사는 사라 클라크(38)는 14살 때 친구를 통해 처음 부탄가스를 접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가끔 흡입했지만, 16세부터 혼자 사용하며 가스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동네 가게에서 개당 1.25파운드(약 2400원)에 8∼10통을 샀으며, 18세가 되자 하루 최대 12통을 흡입하기도 했다. 가스를 사러 갈 때를 제외하면 집 밖에도 거의 나가지 않았다.

사라는 당시 미성년자에게 부탄가스를 판매하는 것이 불법인데도 구매를 막거나 이유를 묻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15년에 걸친 가스 흡입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조기 발병 파킨슨병, 신경 손상, 기억력 저하가 생겼다. 균형감각을 잃어 자주 넘어지고, 음식을 삼키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2년에는 부탄가스 오남용의 영향으로 극심한 치통이 찾아왔다. 치과 예약을 잡지 못한 사라는 통증을 무디게 하려고 가스를 더 많이 흡입했다. 결국 통증을 멈추기 위해 자신의 치아를 모두 뽑았다. 현재 치아가 하나도 없으며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통해 틀니를 기다리고 있다.

같은 해 3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부탄가스를 끊어 달라”는 마지막 소원을 남기자 사라는 흡입을 중단했다. 이후 지금까지 거의 4년 동안 가스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몸에 남은 손상은 회복되지 않았다. 그는 “나는 38세지만 78세처럼 보인다”며 "청소년이 부탄가스를 쉽게 구매하지 못하도록 판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번만 흡입해도 심장 멈출 수 있다”…부탄가스 오남용의 위험

위 사연 속 여성이 14살 때 처음 가스를 접한것 처럼, 청소년의 휘발성 물질 사용은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은 2023년 11∼15세 학생 1만 3387명을 조사한 결과, 8%가 가스 접착제 에어로졸 용제 등 휘발성 물질을 권유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처음 약물을 사용한 나이가 11세였던 학생 중 66%는 첫 약물로 휘발성 물질을 사용했다. 2023∼2024년 영국의 청소년 약물치료 대상자 1만4352명 가운데 881명은 압축가스와 에어로졸을 포함한 용제 문제로 치료받았다.

국내 2018∼2023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 응답자 33만1857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의학적 처방 없이 약물을 사용한 청소년 비율이 2022∼2023년 1.6%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 약물에는 부탄가스와 본드뿐 아니라 신경안정제, 수면제, 식욕억제제, 마약성 진통제, 대마초, 코카인 등이 함께 포함됐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탄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고 공기 중 산소를 밀어내는 단순 질식성 가스다. 고농도로 흡입하면 두통, 어지럼증, 말 어눌함, 구역·구토, 판단력 저하, 비틀거림이 나타날 수 있다. 노출량이 많으면 호흡곤란과 경련, 의식 소실, 혼수로 이어질 수 있다. 액화가스가 피부에 닿으면 동상을 입을 수 있으며, 불이 붙거나 폭발할 위험도 크다.

가장 우려되는 합병증은 갑작스러운 심정지다. 부탄은 심장이 아드레날린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어 심실세동과 같은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급성 흡입사망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오랫동안 흡입한 사람에게만 생기는 문제가 아니며, 건강한 청소년도 한 번 흡입한 뒤 숨질 수 있다. 실제로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는 2001∼2020년 휘발성 물질 관련 사망자가 716명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324명의 사망진단서에 부탄이 기록되기도 했다.

반복적인 부탄 흡입은 저산소성 뇌손상과 기억력 저하, 보행·균형장애, 떨림 등 신경계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2025년에는 6년 동안 부탄을 흡입한 34세 남성이 발작과 의식 저하를 겪은 뒤 인지장애와 파킨슨증을 보인 사례도 보고됐다. 파킨슨증은 떨림과 몸의 경직, 느린 움직임 등이 나타나는 상태로, 파킨슨병과 같은 뜻은 아니다.

이처럼 부탄가스는 한 번만 흡입해도 심각한 부정맥과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어 장난이나 호기심으로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주변에서 부탄가스를 반복적으로 구매하거나 빈 용기를 숨기는 행동이 보이면 오남용 가능성을 살피고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에라도 흡입 뒤 어지럼증, 호흡곤란, 경련,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불꽃이나 전기 스위치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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