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뚜껑을 열거나 물건을 들 때 전보다 손에 힘이 덜 들어간다면 단순한 노화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악력이 떨어졌다는 것은 손의 힘뿐 아니라 전신 근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0일 질병관리청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근감소증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악력 저하군의 85.0%에서 근감소증이 함께 나타났다. 반면 악력이 정상인 노인에게서는 근감소증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령별 근감소증 유병률은 65~69세 4.4%, 70~74세 7.5%, 75~79세 9.4%, 80세 이상 26.9%로 조사됐다. 80세 이상 노인 4명 가운데 약 1명이 근감소증을 겪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악력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악력기를 무작정 세게 쥐기보다 손가락과 손바닥, 손목, 팔뚝 근육을 함께 단련하는 것이 좋다.
공 쥐었다 펴기=작고 부드러운 공이나 스펀지를 손바닥 전체로 천천히 쥔 뒤 3~5초간 유지한다. 이후 힘을 서서히 풀어 한 손에 8~12회씩 1세트부터 시작한다. 익숙해지면 2세트로 늘린다. 처음부터 단단한 공이나 강한 악력기를 사용하면 손가락 관절과 손목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통증 없이 반복할 수 있는 강도에서 시작해야 한다.
손가락 바깥쪽으로 벌리기=손가락에 고무밴드나 느슨한 머리끈을 걸고 손가락을 천천히 바깥쪽으로 벌렸다가 돌아오게 한다. 손가락을 쥐는 근육과 반대쪽 근육을 함께 자극해 손의 움직임을 균형 있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수건 비틀기=수건을 이용해 물기를 짜듯이 비트는 운동도 손과 손목을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양손으로 수건 양끝을 잡고 한쪽 방향으로 천천히 비튼 뒤 3∼5초간 힘을 준다. 이후 반대 방향으로 반복한다.
악력기만 반복해서 쥔다고 근감소증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기, 벽을 짚고 팔굽혀펴기, 탄력밴드 당기기 등 하체와 어깨를 함께 쓰는 전신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노인에게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일주일에 2일 이상 하도록 권고한다.
운동 중 손가락이나 손목에 날카로운 통증이 생기거나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면 운동을 멈춰야 한다. 관절염이나 손목터널증후군이 있거나 손의 힘이 갑자기 떨어졌다면 악력기 강도를 임의로 높이지 말고 의사나 물리치료사에게 상담받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