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1일 (화)

“맥주 양주는 높고 와인은 낮고”…술 종류별 사망 위험 ‘이렇게’ 다르다

적당량 와인은 사망 위험 21% 낮아…과음하면 주종 관계없이 사망 위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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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양의 술을 마셨더라도 와인잔을 들었는지, 맥주잔이나 양주잔을 들었는지에 따라 건강과의 연관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와인잔을 들었는지, 맥주잔이나 양주잔을 들었는지에 따라 건강과의 연관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음은 술의 종류와 관계없이 사망 위험을 높였지만, 적거나 중간 정도로 마셨을 때는 주종별로 결과가 엇갈린 것이다.

중국 중난대 제2샹야병원 심혈관내과 쯔웨 리와 보하오 탄 연구원, 장링 천 교수 등이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진은 영국 성인 34만924명의 음주 습관과 사망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뉴트리션 저널(Nutrition Journal)》에 발표했다. 앞서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26)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2006년부터 2022년까지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성인들의 자료를 활용했다. 참여자들이 연구 등록 당시 작성한 식이 설문을 토대로 순수 알코올 섭취량과 주로 마시는 술의 종류를 조사했다. 이후 평균 13.4년 동안 전체 사망과 심혈관질환 및 암 사망 등을 추적했다. 추적 기간에 확인된 사망자는 2만2381명이었다.

참여자들은 일주일에 마신 순수 알코올의 양과 하루 평균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가끔 음주, 저음주, 중간 음주, 고음주 집단으로 나뉘었다. 맥주 355mL 한 캔과 와인 148mL 한 잔, 증류주 44mL 한 잔에는 각각 순수 알코올이 약 14g 들어 있다.

남성은 하루 20~40g, 여성은 하루 10~20g을 마시면 중간 음주군으로 분류했다. 남성이 하루 40g, 여성은 하루 20g을 넘게 마시면 고음주군에 포함했다. 연구진은 연령과 성별, 사회경제적 수준, 식사의 질, 운동, 흡연, 체질량지수(BMI),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질환 가족력 등을 반영해 결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고음주군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가끔 마신 사람보다 모든 원인으로 사망할 위험이 24% 높았다. 암 사망 위험은 36%,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14% 높게 나타났다. 과음이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주종에 관계없이 확인됐다.

적거나 중간 정도로 마신 사람들 사이에서는 술의 종류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 맥주·사과주와 증류주는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됐지만, 비슷한 양의 와인은 사망 위험 감소와 연관됐다.

심혈관질환 사망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와인을 적당히 마신 사람은 비음주자나 가끔 마시는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21% 낮았다. 증류주와 맥주·사과주는 적게 마셔도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9%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와인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과 항산화 성분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술 자체보다 음주 방식과 생활습관에서 차이가 났을 가능성도 있다. 와인은 식사와 함께 마시는 일이 많았고,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식사의 질과 생활습관이 더 건강한 경향을 보였다. 맥주·사과주와 증류주는 식사와 관계없이 마시는 일이 더 많았으며 낮은 식사의 질을 비롯한 생활습관 위험 요인과 관련됐다.

장링 천 교수는 “음주가 건강에 미치는 위험은 섭취량뿐 아니라 술의 종류와도 관련될 수 있다”며 “만성질환이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만으로 와인이 사망 위험을 직접 낮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참여자가 연구 시작 당시 보고한 음주량을 분석했기 때문에 이후 달라진 음주 습관은 반영되지 않았다. 관찰연구라는 점에서 술의 종류와 사망 위험 사이의 인과관계도 입증하지 못했다. 영국 바이오뱅크 참여자들이 일반인보다 건강한 편이라는 점도 결과를 해석할 때 고려해야 한다.

자주 묻는 Q&A
Q1. 와인 섭취군의 사망 위험이 낮게 나타난 이유를 폴리페놀 효과로 볼 수 있나?
폴리페놀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와인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이 들어 있지만, 이번 연구는 혈중 폴리페놀 수치나 그 효과를 직접 측정하지 않았다. 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시는 비율이 높고 식사의 질과 생활습관도 더 건강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이 이런 차이를 통계적으로 보정했어도 측정하지 못한 요인이 남았을 수 있다.

Q2. 같은 양의 술이라도 몰아서 마시면 더 위험한가?
그렇다. 일주일 전체 음주량이 같아도 짧은 시간에 몰아 마시면 혈중알코올농도가 빠르게 올라간다. 사고와 부상, 부정맥, 혈압 상승, 급성 알코올중독 위험도 커진다. 하루 평균 음주량만으로는 이런 음주 습관의 차이를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

Q3. 술을 식사와 함께 마시면 건강 위험을 줄일 수 있나?
음식은 알코올 흡수 속도를 늦춰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오르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렇다고 알코올이 몸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없애지는 못한다. 식사와 함께 마시는 습관은 와인 섭취군의 낮은 사망 위험을 일부 설명할 수 있지만, 와인이 직접 건강을 개선했다는 증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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