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8일 (토)

82세 폐암 환자, 수술 대신 선택한 치료가 있었다는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간암·폐암·신장암 냉동제거술(Cryoablation) 100례 돌파…부울경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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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 폐암 환자, 수술 대신 선택한 치료가 있었다는데⋯
수술도 어려운 상태에 빠진 환자에게 암 조직을 얼려서 없애는 '냉동제거술'은 마지막 선택지 중의 하나다. 사진=동남권원자력의학원

82세 남성 A씨는 중증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을 오래 앓아왔다. 거기에 오른쪽 위쪽 폐에서 3cm 크기의 암도 발견됐다. 하지만 폐 기능이 이미 크게 떨어져 있어 수술은 처음부터 선택지에 없었다.

A씨가 받은 치료는 수술이 아니라 '얼려서 없애는' 방식이었다. 영하 40℃ 이하로 암세포를 얼려 괴사시키는 냉동제거술(Cryoablation)이다. 시술 2년 뒤, 암은 완전히 사라졌다

냉동제거술, 수술과는 무엇이 다른가

냉동제거술은 CT나 초음파로 종양 위치를 확인하면서 실처럼 가느다란 치료침을 삽입한 뒤, 극저온으로 암세포를 얼려 죽이는 최소침습 치료법. 냉동 자체에 마취 효과가 있어 통증이 적고, 치료 범위를 영상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주변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회복도 빠르다. 그래서 수술이 어려운 고령 환자나 심폐 기능이 떨어진 환자일수록 이런 특성이 실질적인 대안이 된다.

부울경에서 104명, 어떤 암 환자들이 치료받았나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학원장 정승필)에 따르면, 2024년 냉동제거술을 도입한 이후 2026년 7월 31일까지 약 3년간 총 104명이 이 치료를 받아 시술 100례를 넘어섰다. 암종별로는 간암 및 간전이암 58명, 원발성 폐암·재발암·폐전이암 17명, 신장암 29명이다. 한 번의 시술로 두 가지 병변을 동시에 치료한 사례도 8건 있었다.

병원 측에 따르면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현재 부울경 지역에서 암 냉동제거술을 시행하는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수도권에서는 '빅5' 병원이 이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케이스처럼 폐암 냉동치료는 분당서울대병원 뿐이다. 결국 전국에서 분당서울대와 동남권원자력, 두 곳뿐이라는 얘기다.

어떤 환자에게 냉동제거술이 맞나

암종마다 적용 기준은 다르다. 흉부외과 김재현 주임과장은 "고령이거나 폐기능 저하, 심폐질환 등으로 수술이 어려운 초기 폐암 환자가 주된 치료 대상"이라 했다. 현재는 주로 4cm 이하 원발성 폐암이나 재발암을 치료한다. 그는 "원발성 폐암에 적극적으로 냉동제거술을 시행하는 기관은 전국적으로도 드물다"고 했다.

암 냉동제거술은 영하 140도 이하 바늘로 암을 얼려 괴사시킨다. 사진=동남권원자력의학원

신장암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초기암이 많다는 점이 특징. 비뇨의학과 구자윤 과장은 "3cm 이하 초기 신장암이라면 국소마취로 시행할 수 있는 냉동제거술이 좋은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국소 치료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치료법인데, 고주파 열치료보다 주변 조직 손상과 통증이 적어 전신마취 위험이 높은 고령 환자에게 의미 있는 치료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영상의학과 최현욱 주임과장은 "냉동제거술이 고주파나 극초단파 치료보다 통증이 매우 적고 종양 주변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필요한 경우 반복 시술도 가능해 환자 상태에 맞춘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냉동치료침이 아직 비급여여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일부 남아 있다"고도 했다.

지역에서도 수술 대신 선택할 길이 있을까

수술이 어려운 고령 암 환자에겐 남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 그것은 부울경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나마 치료를 미루거나, 그래도 마지막 기대를 걸고 서울 빅5를 찾았던 것이 현실. 그런 와중에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 이번 냉동제거술 100례 돌파는 그 선택지가 이제 지역 안에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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