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업 군인에게는 신체적 건강과 체질량지수(BMI)가 복무 유지, 파병 자격, 승진 등 직업적 생존과 직결된다. 29세의 주한미군 장병은 장염(바이러스성 위장염)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가 뜻밖에 중증 당뇨병·비만 진단을 받았다.
이 환자는 병영에서 1년 동안 인슐린·티르제파티드 주사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 특히 식단을 확 바꾸고 운동을 꾸준히 했다. 그 결과 체중을 약 25%(27kg) 줄이고, 당화혈색소를 약 47% 낮췄으며 인슐린 주사까지 끊을 수 있었다.
주한미군 제51의무단 숀 K. 김(내과 전문의) 연구팀에 의하면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기지에 근무하는 이 남자 군인은 장염 증세로 응급 진료소를 찾아 검사한 뒤 충격을 받았다. 혈당 수치는 430mg/dL까지 치솟아 있었고, 당화혈색소가 정상 범위(5.7% 미만)를 한참 벗어난 10.1%로 매우 심각한 당뇨병으로 진단받았다. 식사 여부를 떠나 혈당 수치가 200mg/dL이상이고 당뇨병 증상이 있는 경우,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인 경우에는 당뇨병에 해당한다.
환자는 키 175cm, 체중 108.9kg으로 체질량지수(BMI)가 35.6kg/㎡로 심한 비만(정상 범위 18.5 ~ 22.9)이었다. 간 효소 수치(AST 61U/L, ALT 75U/L)와 총콜레스테롤(307mg/dL), 중성지방(456mg/dL) 수치도 모두 위험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이 환자에게 즉시 하루 10단위의 인슐린을 투여하기 시작했고 일주일 뒤에는 14단위까지 늘렸다. 연구팀은 초음파 검사에서 대사 이상으로 인한 지방간(MASLD)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환자에게 티르제파티드(2.5mg)를 주 1회 투여하고, 메트포르민(당뇨약)과 스타틴(고지혈증약)을 함께 처방했다. 특히 육식 위주에서 채식 위주로 바꾸는 등 식단을 크게 개선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도록 했다.
치료 경과는 좋았다. 투약 1개월 차에 혈당이 안정되자 티르제파티드를 5mg으로 늘리고 인슐린을 6단위로 줄였다. 4개월 차에는 체중이 100.5kg으로 줄어 인슐린 투여를 완전히 중단했다. 6개월 차에는 당화혈색소가 5.6%로 떨어졌고 체중은 96.4kg까지 빠졌다.
특히 치료 시작 1년 뒤, 환자의 몸은 완전히 딴판이 됐다. 체중은 초기보다 25%나 줄어든 81.5kg을 기록해 키에 맞는 건강한 체형을 되찾았다. 당화혈색소는 5.4%(처음보다 47% 감소)로 완전 정상화됐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지방간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간 수치와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도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환자는 매일 맞던 인슐린 주사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특히 군 복무에 필수적인 체력 검정을 여유 있게 통과했다. 기준에 미달하면 강제 제대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 환자는 군복을 벗지 않고 계속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이 사례 연구 결과(Tirzepatide-Based Therapy for Multidomain Metabolic Improvement in an Active Duty Service Member: A Case Report)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번 사례는 약물 투여와 생활습관 개선을 결합한 복합적인 치료 전략으로 제2형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지방간(MASLD) 등 네 가지 대사질환을 동시에 성골적으로 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환자가 투여한 티르제파티드는 인체 내 장 호르몬인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펩타이드)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약이다.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뇌의 포만중추(만복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위장관 운동을 늦춰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에 좋은 효과를 낸다.
이 환자는 티르제파티드의 최고 승인 용량(1주 15mg)보다 훨씬 더 적은 주 5mg의 용량만으로도 초기 체중의 25%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글로벌 대규모 임상시험(SURMOUNT-1)에서 고용량(15mg) 투여 때 나타난 평균 감량 비율(20.9%)을 넘는 수치다. 신속한 진단과 티르제파티드, 메트포르민, SGLT2 억제제 등 약물의 복합 처방, 환자의 적극적인 식단 바꾸기 등 생활습관의 개선 노력이 탁월한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당뇨병 환자의 식단 개선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으면서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하는 데 중점을 둔다. 기본 전략은 탄수화물의 양과 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흰쌀밥·빵·설탕 등 정제 탄수화물과 단순당의 섭취를 최소화하고 잡곡·현미·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복합 탄수화물을 선택해 포도당의 흡수를 천천히 유도해야 한다.
식사를 할 때 채소와 단백질 식품을 먼저 섭취한 뒤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는 ‘거꾸로 식사법’을 활용하면 식후 혈당 스파이크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단백질은 기름기가 적은 살코기와 생선·두부·계란 등으로 적절히 채우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견과류나 올리브유 등을 적당히 섭취하는 게 좋다. 매일 일정한 시간대에 정해진 양을 천천히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고 과식과 폭식을 경계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 발표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약 15%로 추산된다. 당뇨병 전단계(전당뇨)까지 합치면 1500만 명 이상이 혈당 관리에 힘써야 할 처지다. 질병관리청 통계를 보면 성인의 약 38%가 비만이며, 30~40대 남성의 약 50%가 비만에 해당한다.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MASLD)의 국내 유병률은 약 30%다. 성인 3명 중 1명이 간에 기름이 끼어 있는 상태다.
체중이 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혈당이 오르고, 남은 포도당과 지방산이 간에 쌓여 지방간을 일으킨다. 혈중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린다. 초기 단계에 체중을 10~15% 이상 적극적으로 줄이고 대사 지표를 통합 관리하면, 인슐린 투여를 중단하고 지방간을 완치하는 ‘대사적 관해’에 이를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당뇨병 약이나 인슐린을 듣던 사람이 약을 완전히 끊는 것이 정말 가능한가요?
A1. 네, 가능합니다. 특히 발병 초기이거나 체중 증가가 주요 원인인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체중을 10~15% 이상 대폭 감량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면 됩니다. 혈당 수치가 약물 없이도 정상 범위로 돌아오는 ‘당뇨병 관해(Remission)’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정확한 진단과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Q2. 약을 먹지 않고 체중만 줄여도 지방간을 치료할 수 있나요?
A2. 대사 기능 장애와 관련된 지방간(MASLD)의 핵심적인 치료법은 체중 감량입니다. 체중의 5%만 감량해도 간 내 지방량이 줄기 시작하며, 7~10% 이상 감량하면 간 염증과 섬유화까지 개선됩니다. 이번 사례처럼 비만 및 당뇨 치료제를 병용하면 감량 효과가 높아져 지방간을 훨씬 더 빨리 치료할 수 있습니다.
Q3. 티르제파티드 같은 주사제를 맞으면 식단 조절이나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되나요?
A3. 그렇지 않습니다. 주사제는 식욕을 억제하고 대사를 돕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기초적인 식단 관리와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추후 약물을 끊었을 때 요요 현상(체중 재증가)이 찾아오기 쉽습니다. 근손실을 막고 대사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필수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