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7일 (금)

단백질 많이 먹으면 근육도 커질까?⋯더 필요한 건 ‘근육 부하’

[송무호의 비건뉴스] 138. 근감소증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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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생기는 원리를 제대로 알면, 단백질을 둘러싼 오해도 상당 부분 해결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거대한 단백질 시장의 마케팅에 세뇌된 대중들이 흔히 하는 오해가 있다. "단백질을 많이 먹어야, 더 많은 근육이 생긴다"는 믿음이다.

단백질이 근육을 만드는 재료는 맞지만, 단백질이 많다고 근육이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니다. 근육이 생기는 원리는 '반복된 자극이나 손상을 통한 재생'이기에, 운동 없이 단백질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근육은 생기지 않는다.

근육은 수많은 가닥의 '근섬유(Myofibril)'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 그림) [1].

* WR Frontera, et al. Calcified tissue international 2015

근육은 운동하는 동안에는 생기지 않는다. 강한 운동으로 근육을 많이 쓰면, 근섬유가 미세하게 손상된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새살이 돋듯, 근섬유가 손상되면 근처의 위성세포(satellite cell, 근육의 줄기세포)가 몰려와 손상된 근섬유에 붙어 복잡한 과정을 통해 근육조직을 회복시킨다. 이 과정에서 근섬유 양이 기존보다 더 늘어나면서 근육이 커진다 [2, 3].

운동을 평소보다 조금 많이 하면, 하루 정도 지나 근육이 뻐근하고 통증이 생기는 것을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 DOMS)이라 한다. 이유는 근섬유의 미세 손상과 뒤따르는 '염증 반응' 때문이고, 2~3일 휴식 기간에 상처가 회복되면서 더 튼튼한 근육이 만들어진다 [4].

근육통이 생길 정도로 심하게 운동을 해야 근육이 성장하는가?

과거에는 "운동 후 근육통이 있어야 근육이 성장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현대의 운동생리학 연구에 따르면, 근육의 미세 손상 없이도 근육에 충분한 부하(평소보다 무거운 무게를 지탱하며 억지로 힘을 쓰는 상태)가 걸리는 '기계적 긴장(Mechanical tension)'만 일으켜도 근육 세포 내 'mTOR'라는 ‘근육 생성 스위치’가 켜지면서 근육은 성장했다. 근육통이 생겨야 근육이 성장하는 건 아니었다 [5].

따라서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엎드린 상태로 몸을 일직선으로 유지하는 플랭크(Plank)나 벽에 등을 완전히 기대고 무릎을 90도 직각으로 구부린 후 앉은 자세를 유지하는 월싯(Wall Sit) 같은 등척성 운동(isometric exercise)도 근육 만들기에 유용하다.

쉽게 말해서, 벽을 아무리 세게 밀어도 벽은 움직이지 않지만 팔과 가슴 근육에는 많은 힘이 들어간다. 이렇게 관절의 움직임은 없지만 근육이 계속 힘을 내며 한 자세로 "버티는 운동"이 등척성 운동이다. 반대로, 아령을 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운동처럼 근육의 길이가 길어졌다 짧아지면서 관절이 "움직이는 운동"을 등장성 운동(isotonic exercise)이라 한다.

등장성 운동이 근육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이지만, 등척성 운동도 충분한 조건만 갖추면 근육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근육은 '움직임' 때문에 커지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 장력' 때문에 커지기 때문이다. 움직임이 없어도 장력이 충분하면 근육은 "사용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근육 합성을 시작한다 [6].

나이 들수록 통증을 유발하는 운동은 오히려 "관절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근육에 "뻐근한 피로감"이 드는 정도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 노화에 따른 ‘동화 저항성’이 근육 성장에 방해는 되지만, 근력 운동이 노인의 근육량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7, 8].

우리 몸의 에너지 사용은 매우 합리적이다

근육은 유지비(에너지 소모)가 많이 드는 조직이기에, 꼭 필요하다는 강력한 신호가 오지 않으면 굳이 단백질을 가져다 근육을 만들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하지 않는 근육은 점점 줄어들면서, 그 사람에게 딱 필요한 만큼의 근육만 남게 된다.

필자는 정형외과 의사로 '근감소증'이 생긴 환자들을 흔히 본다. 다리 골절로 기브스를 2~3주 가량 하면 다리 근육이 감소된 게 눈에 띄게 보인다.

중환자실에 입원해서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의 허벅지 근육인 '대퇴사두근' 근육량이 불과 10일 만에 30%나 줄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사용하지 않는 근육은 급속히 퇴화한다 [9].

혹자는 의식이 없는 중환자실 환자이니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서 그런 건 아닐까?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중환자실 환자는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공급한다.

일반적으로 중환자실 환자의 표준 목표치는 체중 1kg당 1.2~1.5g이다. 예를 들어 70kg 환자라면 하루 약 84~105g의 단백질을 공급하는데, 이는 일반인 권장량인 하루 0.8g/kg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일부 중증 환자 경우에는 1.5~2.0g/kg/day 까지도 제시되니, 중환자실 환자의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건 절대 아니다 [10].

중환자실 환자의 허벅지 근육이 감소하는 이유는, 단백질 부족이 아니라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근육의 재료는 단백질이지만 운동하지 않으면 단백질이 근육으로 합성되지 않는다.

근육 감소의 진짜 원인은 단백질 부족이 아니라 운동 부족이다. "단백질을 많이 먹어야, 더 많은 근육이 생긴다"는 주장은 'Myth(근거 없는 믿음)'에 불과하다. 단백질 가스라이팅은 이제 그만.

송무호 의학박사, 정형외과·생활습관의학 전문의

참고문헌

1. WR Frontera, J Ochala. Skeletal muscle: a brief review of structure and function. Calcified tissue international 2015;96(3):183-195.

2. P Sousa-Victor, L García-Prat, P Muñoz-Cánoves. Control of satellite cell function in muscle regeneration and its disruption in ageing. Nature Reviews Molecular Cell Biology 2022;23(3):204-226.

3. A Stožer, P Vodopivc, LK Bombek. Pathophysiology of exercise-induced muscle damage and its structural, functional, metabolic, and clinical consequences. Physiological research 2020;69(4):565.

4.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Delayed_onset_muscle_soreness

5. MD Roberts, JJ McCarthy, TA Hornberger, et al. Mechanisms of mechanical overload-induced skeletal muscle hypertrophy: current understanding and future directions. Physiological reviews 2023;103(4):2679–2757.

6. C Lim, EA Nunes, BS Currier, et al. An Evidence-Based Narrative Review of Mechanisms of Resistance Exercise-Induced Human Skeletal Muscle Hypertrophy. Med Sci Sports Exerc 2022;54(9):1546-1559.

7. MS Fragala, EL Cadore, S Dorgo, et al. Resistance training for older adults: position statement from the National Strength and Conditioning Association. J Strength Cond Res 2019;33:2019–2052.

8. P Lopez, RS Pinto, R Radaelli, et al. Benefits of resistance training in physically frail elderly: a systematic review. Aging Clin Exp Res 2018;30:889–899.

9. SM Parry, D El-Ansary, MS Cartwright, et al. Ultrasonography in the intensive care setting can be used to detect changes in the quality and quantity of muscle and is related to muscle strength and function. Journal of Critical Care 2015;30(5):1151.e9-14.

10. D Qinyuan, Q Congcong, L Guochen, et al. Protein nutritional support in critically ill patients: pathophysiological basis, clinical evidence, and areas of uncertainty - a narrative review. Front Med (Lausanne) 2026;13:177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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