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02일 (일)

목에 혹 생긴 51세女…삼킴장애와 호흡곤란 등 ‘기도폐쇄’ 증상, 왜?

목에 생긴 혹, ‘다결절성 갑상선종’으로 밝혀져…갑상선호르몬 수치 정상이어도, 얼굴 붉어지고 연하장애·호흡곤란 등 증상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여성이 목을 만지며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목에 혹이 생겨 점차 커지고 삼킴장애 호흡곤란 등 증상을 느낀 중년 여성이 ‘다결절성 갑상선종’ 진단을 받은 사례가 학계에 보고됐다. 이 환자는 두 가지의 흔한 갑상선 질환도 아니었지만 자칫 기도가 폐쇄될 위험에 처해 있었다. 목 부위의 혹이 기도와 식도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1세 여성은 5년 전 목 앞에 작은 혹이 생겨 점차 커지는 것을 느꼈지만, 목이 아프지도 않고 다른 증상도 없어 그냥 지냈다. 5개월 전부터는 음식을 삼키기 힘들고 운동을 하면 쉽게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났고 점차 심해졌다.

대학병원을 찾은 이 환자는 목 양쪽에서 단단하고 눈에 띄게 큰 혹이 만져졌고, 숨길인 기관이 왼쪽으로 심하게 밀려 있었다. 팔을 머리 위로 올렸을 때 얼굴이 붉어지고 숨이 차는 ‘펨버턴 징후’도 관찰됐다. 이 징후는 혹이 가슴 안쪽인 흉골 뒤까지 파고들어 흉곽 입구의 대혈관과 기도를 강하게 누르고 있음을 뜻하는 위험 신호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위트워터스랜드대 연구팀에 의하면 이 환자는 갑상선병을 앓은 적도 없고 이 병의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갑상선병 중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더위를 잘 참지 못하고, 식욕이 좋은데도 체중이 줄고, 심계항진·떨림·불안증·월경불순·성욕감퇴· 설사 등 증상을 보인다. 또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추위를 잘 참지 못하고, 식욕이 나쁜데도 체중이 늘고, 우울증·무기력증·월경과다·변비 등 증상을 보인다.

환자는 목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적도 없고 흡연·음주와 불법 약물 사용 이력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는 달랐다. 오른쪽 갑상선이 약 8.5×7.4cm, 왼쪽 갑상선이 6.8×4.0cm로 매우 비대해져 있었고, 기도가 75%나 좁아진 심각한 기관 협착증을 보였다. 기도가 폐쇄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였다.

그런데도 혈액 검사상 갑상선자극호르몬(TSH)과 유리 티록신(Free T4) 수치는 모두 정상이었고, 호르몬 분비에는 이상이 전혀 없었다. 연구팀은 세포검사(세침흡인 세포검사)에서 이렇다 할 악성 세포가 관찰되지 않았는데도, 기도가 심각하게 폐쇄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갑상선을 도려내는 수술을 했다. 수술로 떼어낸 갑상선의 무게는 470g이나 됐다.

연구팀은 최종 조직 검사 결과를 토대로, 악성종양이 아니라 양성종양인 ‘다결절성 갑상선종’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환자는 수술 후 삼킴장애·호흡곤란 증상이 사라져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Delayed Presentation of a Massive Multinodular Goitre With Retrosternal Extension and Airway Compression in an Euthyroid Woman)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이 사례는 갑상선호르몬 수치와 갑상선 기능이 정상이어도, 치명적인 기도 폐쇄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목 앞쪽에 통증이 없는 혹이 자라나도 체중 변화나 피로감 등 전신 증상이 없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그러나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정상 범위를 유지하더라도, 목 안에서 자라난 혹이 숨길은 물론 식도까지 압박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다결절성 갑상선종은 갑상선 세포가 지나치게 많이 증식해 여러 개의 혹(결절이나 종괴)을 만든다. 대부분의 환자는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정상인 상태를 유지하지만, 혹이 점점 커지면서 환자의 약 30~60%에서는 주변 장기를 누르는 압박 증상이 발생한다. 특히 갑상선 수술 환자의 약 5~15%에서는 혹이 가슴 안쪽(흉골 뒤)으로 확장된다.

대한갑상선학회 진료 권고안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약 30~50%가 초음파 검사에서 갑상선에 혹이 발견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3배 더 많이 발견되며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더 흔하다.

다결절성 갑상선종을 예방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만 갑상선 건강을 유지하고 혹이 비대해지거나 악화하는 위험을 줄이는 현실적인 관리 방안은 있다.

첫째, 요오드를 과잉 섭취하면 안 된다. 전 세계적으로는 요오드 결핍이 갑상선종의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경우 미역·다시마·김 등 해조류를 많이 먹기 때문에, 요오드의 섭취량이 충분하거나 오히려 너무 많다. 요오드가 부족해도 갑상선이 커지지만,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는 영양제나 다시마환을 과잉 섭취해도 갑상선 기능 이상이나 결절을 자극할 수 있다. 따라서 극단적인 섭취나 과다 보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목 부위를 방사선에 불필요하게 노출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목이나 머리 부위에 반복적으로 의료용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은 갑상선 결절이나 질병의 위험 요인이다. 필요한 진료 검사는 받되, 지나친 방사선 노출을 피해야 한다.

셋째,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가장 현실적이고 확실한 대비책이다. 특히 갑상선병 가족력이 있는 사람, 40대 이상 여성은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목 부위의 혹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목에서 혹이 발견됐다면 호르몬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갑상선이 비대해져 기도까지 압박하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악성 종양 여부와 관계없이, 혹의 크기와 자라나는 방향에 따라 기도가 심각하게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목에 혹이 생기고 두 팔을 올릴 때 숨이 차거나, 누웠을 때도 호흡이 곤란하거나, 음식을 삼킬 때 걸리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서둘러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정밀 영상 검사와 외과적 진찰을 받아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정상인데도 목에 혹이 자랄 수 있나요?

A1. 네, 가능합니다. 갑상선 결절이나 다결절성 갑상선종은 호르몬 분비 기능의 이상 없이 단순 조직의 물리적 과증식만으로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피검사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목에 혹이 만져진다면 초음파나 CT 검사 등을 받아야 합니다.

Q2. 양성 혹인데도 반드시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경우가 있나요?

A2. 암이 아닌 양성 혹이라도 크기가 너무 커져 기도나 식도를 압박하거나, 가슴 안쪽(흉골 뒤)으로 자라 내려가 숨길을 막을 위험이 있다면 기도 확보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수술로 잘라내야 합니다.

Q3. 팔을 위로 들었을 때 숨이 차는 증상은 갑상선병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A3. 팔을 위로 들었을 때 숨이 차는 것을 '펨버턴 징후'라고 합니다. 갑상선 혹이 가슴 입구(흉골 뒤)까지 자라난 경우, 팔을 들면 혹이 가슴 입구를 막으면서 목 부위의 대혈관과 기도를 더 강하게 압박합니다. 이로 인해 얼굴 홍조와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며, 이는 거대 갑상선종이 기도를 압박하고 있다는 위험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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