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8일 (화)

동물모델이 놓친 ‘환자 뇌 환경’…세브란스병원, 차세대 파킨슨 세포치료제 'AI 평가'

존스홉킨스대 등과 공동연구…정부, 2년 6개월간 70억원 지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연세의료원 전경 사진=연세의료원

파킨슨병 세포치료제가 실제 환자의 뇌와 비슷한 환경에서도 제 기능을 하는지 인공지능(AI)으로 평가하는 연구가 시작된다. 동물실험으로는 충분히 재현하기 어려웠던 퇴행성 뇌질환의 복잡한 환경을 실험실에서 구현, 임상시험에 들어갈 치료제의 효과와 안전성을 미리 살피려는 시도다.

세브란스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2026년도 연구중심병원 한미혁신성과창출R&D 신규 지원사업’에 선정돼 차세대 파킨슨질환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제 공동연구에 착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정부 연구비 70억원이 2년 6개월간 지원된다. 세브란스병원과 연세대 의대, 에스바이오메딕스,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참여한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고, 연세대 의대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 등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한다.

동물모델로 재현하기 어려웠던 ‘병든 뇌’

연구의 핵심은 ‘AI-NAMs’를 활용한 세포치료제 평가 체계다. NAMs(New Approach Methodologies·새로운 접근방법론)는 인간 세포와 조직, 컴퓨터 모델 등을 이용해 사람에게 나타날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예측하는 연구 방법이다. 여기에 AI를 접목해 다양한 실험자료와 임상자료를 함께 분석한다.

기존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연구는 주로 동물모델에 의존해 왔다. 다만 동물의 뇌만으로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염증과 세포 손상 등 복잡한 질병 환경을 그대로 재현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실제 환자의 뇌와 비슷한 질병 환경을 실험실에 구현한 뒤 세포치료제를 투입할 예정이다. 치료 세포가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는지, 손상된 뇌에서도 본래 기능을 유지하는지 등을 AI로 분석한다.

임상시험 전 치료제 성능 가려낸다

세브란스병원이 파킨슨병과 다계통위축증 환자를 대상으로 쌓아온 세포치료제 임상연구 경험도 활용한다. 실험 결과와 환자 임상자료를 연결해 어떤 치료제가 실제 임상시험에 적합한지 판단하는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평가 정확도가 높아지면 효과가 부족하거나 안전성이 떨어지는 치료제를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전에 가려낼 수 있다.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임상시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질병이 진행된 뇌 환경에서도 치료 효과를 유지하는 차세대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아울러 파킨슨질환 세포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국제 표준 플랫폼을 마련해 해외 기술사업화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필휴 교수는 “세계 최초의 AI-NAMs 기반 파킨슨질환 세포치료제 평가 플랫폼을 구축해 병리 미세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차세대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겠다”며 “K-바이오 첨단재생의료 분야의 글로벌 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은 “전국 21개 연구중심병원이 참여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과제의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세브란스 연구중심병원이 글로벌 혁신 연구성과를 창출하고 이를 사업화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병원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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