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24일 (금)

의사 수는 OECD 꼴찌권인데… 한국인은 83년 넘게 산다

병상은 넘치고 진료는 잦은데… 정작 의사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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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부족한 영양소 2가지는 칼슘과 비타민D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병원 대기실은 늘 붐빈다. 예약을 하고도 30분은 기다리기 일쑤다. 그런데 정작 그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의사 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편이다. 보건복지부가 7일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6' 분석 결과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7년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81.2년)보다 2년 이상 길다.

그런데 이 성적표 뒤편의 의료 시스템은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다. 한국의 임상 의사는 인구 1000명당 2.6명으로 OECD에서 두 번째로 적다. 반면 병상은 OECD 평균의 약 3배, 1인당 연간 외래진료는 17.9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의사는 부족한데 왜 기대수명은 가장 길까

역설은 여기서 시작된다. 한의사를 포함해도 한국의 임상 의사 수는 OECD 평균(4.0명)의 3분의 2에 그친다. 임상 간호사 수 역시 OECD 평균(8.8명)에 못 미친다.

의사는 적은데, 병상과 진료 이용량은 정반대로 움직인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부담 없이, 자주 병원 문을 두드린다는 뜻이다.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5개로 OECD 평균(4.2개)의 3배에 달한다. MRI(100만 명당 39.3대)와 CT(100만 명당 46.7대) 같은 진단 장비 보급률도 평균을 훌쩍 넘는다. 적은 의사 수를 넘치는 병상과 잦은 진료로 메워온 구조다.

술·담배는 줄었는데 비만은 왜 유독 적을까

생활습관 지표에서도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15세 이상 흡연율은 13.2%로 OECD 평균(12.7%)과 비슷했다.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7.6ℓ)은 평균(8.3ℓ)보다 낮았다. 여기까지는 평범해 보인다.

그런데 과체중·비만 인구 비율은 37.3%로 OECD 평균(58.7%)의 3분의 2에도 못 미친다.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비만은 심혈관질환과 당뇨 등 만성질환의 핵심 위험 요인이다. 한국이 이 비율에서 최하위권에 속한다는 점은 예방과 적절한 치료로 막을 수 있는 사망을 뜻하는 회피가능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139.0명으로 OECD 평균(208.8명)보다 크게 낮다는 사실과 맞닿아 있다.

병원비는 왜 이렇게 빨리 늘어날까

의료 인프라는 풍부하다. 하지만 비용이 불어나는 속도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경상의료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8.5%로 OECD 평균(9.3%)보다 아직 낮다. 그런데 1인당 의료비의 연평균 증가율은 8.5%로 OECD 평균(6.1%)을 웃돈다. 국민 1인당 의약품 판매액도 구매력평가환율(PPP·각국 물가 수준을 반영해 환산한 금액) 기준 1041.2달러로 OECD 평균(708.5달러)을 앞선다.

65세 이상 인구 중 장기요양 수급자 비율은 재가 9.1%, 시설 2.7%로 OECD 평균(재가 11.2%, 시설 3.6%)에 못 미친다. 다만 노인 인구가 늘고 장기요양 서비스 수요와 보장성이 확대되면서, 최근 10년 사이 이 비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의료비 증가 속도와 고령화 흐름을 함께 놓고 보면, 지금의 좋은 성적표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윤신 보건복지부 정책기획관은 "OECD 보건통계는 OECD 국가 간 공통된 기준에 의해서 산출되는 국가 대표 통계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수준을 객관적으로 분석·평가하여 정부 주요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등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국제기구와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통계 생산을 확대해, 국민이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관련 통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품질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의사 수는 적어도 자주 병원을 찾는 습관이 지금의 건강 성적표를 만들었다면, 미루던 검진이나 진료 예약을 이번 주에는 잡아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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