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2일 (토)

FDA, 선크림 성분 2종 뺀다⋯TEA-살리실레이트는 한국서 최대 12% 허용

PABA·트롤라민 살리실레이트, 2027년 9월 미국 허용목록서 제외⋯FDA, 안전성 우려가 효과보다 크다고 판단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한 여성이 수영장 옆에서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있다. FDA는 PABA와 트롤라민 살리실레이트를 허용 성분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이 자외선차단제에 쓸 수 있는 성분 2종을 허용 목록에서 빼기로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미노벤조산(PABA)과 트롤라민 살리실레이트를 일반의약품(OTC) 자외선차단제 허용 성분에서 제외한다는 최종 명령을 11일(현지시간) 내렸다.

지금까지 확보한 안전성 자료를 검토한 결과, 두 성분을 자외선차단제로 쓸 때 얻는 효과보다 안전성 우려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새 기준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7년 9월 11일부터 적용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 기준과의 차이다. 트롤라민 살리실레이트는 한국에서 ‘티이에이(TEA)-살리실레이트’라는 이름으로 자외선차단제에 최대 12%까지 사용할 수 있다.

PABA는 교차 알레르기⋯살리실레이트는 출혈·전신 노출 우려

FDA가 두 성분을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은 최근 일이 아니다. 2021년 자외선차단제 규정 개정안을 내면서 PABA와 트롤라민 살리실레이트를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인정되는 성분(GRASE)’으로 보기 어렵다고 제안했다.

PABA는 피부 알레르기와 햇빛에 노출됐을 때 생길 수 있는 광알레르기 반응 등이 문제가 됐다. FDA는 설파계 항생제와 치아지드계 이뇨제, 일부 국소마취제와 염모제처럼 구조가 비슷한 물질에도 민감해지는 교차반응 가능성을 지적했다. 피부를 통과해 몸 안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점도 살폈다.

트롤라민 살리실레이트는 피부를 통해 흡수된 뒤 몸 전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쟁점이었다. FDA는 이 성분의 항응고 특성에 따른 출혈 위험과 위장관 출혈, 청력 이상, 살리실레이트 독성 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특히 자외선차단제는 햇빛에 노출되는 넓은 피부에 바르고 여러 차례 덧바르는 제품이다. FDA는 제품 표시대로 햇빛에 노출되는 피부에 바른 뒤 2시간마다 다시 바를 경우, 트롤라민 살리실레이트가 피부를 통해 흡수돼 상당량의 살리실산이 몸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렇다고 소량을 한 번 바르면 곧바로 이런 이상반응이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FDA는 넓은 피부에 바르고 2시간마다 덧바르는 실제 권장 사용법을 놓고 안전성을 따졌다.

PABA는 한국 허용목록에 없어⋯유도체와는 별개

한국에서는 두 성분의 상황이 서로 다르다.

트롤라민 살리실레이트는 한국 화장품 성분명인 ‘티이에이(TEA)-살리실레이트’와 같은 물질이다. 화학물질 고유 식별번호인 CAS 번호도 2174-16-5로 같다. 현행 한국 기준에서는 이 성분을 자외선차단제로 최대 12%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반면 FDA가 함께 제외하기로 한 PABA 자체는 한국의 현행 자외선차단 성분 목록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에칠디하이드록시프로필파바와 에칠헥실디메칠파바처럼 PABA에서 유래한 별도 성분이 각각 최대 5%, 8%까지 자외선차단제로 허용돼 있다. 이름에 ‘파바(PABA)’가 들어가더라도 이번 FDA 결정 대상인 PABA 자체와 같은 성분으로 볼 수 없다.

한국에서 TEA-살리실레이트를 최대 12%까지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실제 선크림에 이 성분이 널리 들어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현재 어느 제품에 얼마나 쓰이는지는 공개 자료만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미국에서도 FDA는 현재 PABA나 트롤라민 살리실레이트를 넣어 판매하는 자외선차단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FDA가 안전성 우려가 더 크다고 결론 냈다면 왜 당장 빼지 않고 1년 뒤부터 적용하는 것일까.

1년 유예는 미국 법에 따른 절차다. 자외선차단제 관련 최종 명령은 발행 뒤 최소 1년이 지나야 효력이 생긴다.

화장품 성분을 확인하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도 안전성 검토 대상 올려⋯성분표서 확인

한국에서도 TEA-살리실레이트는 안전성 검토 대상에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5년 정기 안전성 검토 대상인 자외선차단 성분 31종에 이 성분을 포함하고, 위해평가 자료와 실제 사용량, 해외 규제 현황 등의 제출을 요청했다.

미국과 한국의 관리 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미국은 자외선차단제를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 FDA가 활성성분의 안전성과 효과를 의약품 기준으로 관리한다. 한국은 자외선차단제를 기능성화장품으로 관리하며 식약처가 사용할 수 있는 자외선차단 성분과 사용 한도를 정한다.

미국이 한 성분을 허용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해서 한국에서 같은 성분을 허용한 제품이 곧바로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FDA가 새로운 안전성 판단을 내놓은 만큼, 한국의 현행 사용 기준에도 향후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자신이 쓰는 제품이 궁금하다면 전성분 표시에서 ‘티이에이-살리실레이트’ 또는 ‘TEA-Salicylate’를 찾아보면 된다. 해당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해서 곧 건강 이상이 생긴다는 뜻은 아니다.

FDA는 이번 결정 때문에 현재 쓰는 자외선차단제를 버리거나 사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자외선 노출에 따른 피부 손상을 줄이려면 자외선차단제와 함께 옷, 모자, 그늘 등을 활용하는 차단 습관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
댓글 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