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2일 (토)

‘이것’ 자주 입에 넣던 10개월 아기… 기생충 감염으로 혼수·사지마비

연못 주변 흙 묻은 장난감 통해 쥐폐선충 유충 삼켰을 가능성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흙이 묻은 장난감을 자주 입에 넣던 10개월 아기가 기생충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흙이 묻은 장난감을 자주 입에 넣던 10개월 아기가 기생충에 감염돼 혼수에 빠지고 사지가 마비된 사례가 보고됐다.

베트남 호찌민시 제2어린이병원 감염내과 의료진에 따르면, 메콩강 삼각주 지역에 사는 생후 10개월 여자아이가 고열과 반복되는 구토로 병원을 찾았다.

처음에는 세균성 뇌수막염이 의심돼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상태는 빠르게 나빠졌다.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고 이후 전신 경련이 나타났다. 결국 깊은 혼수에 빠지고 두 팔과 두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사지마비까지 발생했다. 스스로 숨쉬기도 어려워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했다.

검사 결과 원인은 '쥐폐선충(Angiostrongylus cantonensis)'이었다. 쥐폐선충은 주로 쥐와 달팽이·민달팽이 등을 거쳐 사람에게 감염되는 기생충이다. 사람이 감염된 달팽이나 민달팽이를 날것으로 먹거나, 유충에 오염된 음식 등을 삼키면 감염될 수 있다. 유충이 뇌와 척수로 이동하면 심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아이도 뇌와 목 부위 척수에 넓은 염증성 병변이 확인됐다.

그런데 가족은 아이가 날것이나 덜 익힌 달팽이를 먹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의료진이 생활환경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는 집 옆 연못 근처 흙에서 자주 놀았다. 특히 흙이 묻은 장난감을 입에 넣는 습관이 있었다. 의료진은 이 과정에서 달팽이 등 중간 숙주에서 나온 쥐폐선충 유충을 우연히 삼켰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어린 아기가 쥐폐선충에 감염되면 더 위험할 수 있다. 의료진은 "2세 미만 영아는 더 큰 아이나 성인보다 중증 질환과 사망 위험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2어린이병원 연구진이 1997~2024년 보고된 2세 미만 환자 17명을 분석한 결과 3명이 숨졌고, 3명은 영구적인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았다. 영아는 처음에 발열이나 구토, 처짐, 보챔처럼 흔한 증상만 나타날 수 있어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이번 아이는 고용량 스테로이드인 메틸프레드니솔론과 기생충 치료제 알벤다졸 등을 투여받았다. 치료 12일째 의식을 되찾았고, 16일째에는 인공호흡기를 뗐다. 7주간 입원한 뒤 퇴원했다. 당시에는 다리에 일부 힘이 덜 돌아온 상태였다. 하지만 퇴원 5개월 뒤에는 근육의 힘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발달 상태도 또래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영아 환자에서도 조기 치료가 좋은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만 한 명의 환자를 관찰한 사례이기 때문에 특정 치료법의 효과를 확정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례는 최근 국제 학술지 《세계 임상 소아과학 저널(World Journal of Clinical Pediatr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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