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2일 (일)

“남성은 콩, 여성은 브로콜리”…성별 따라 심장에 유익한 채소 다르다  

성별 따라 다른 채소의 이점…남성은 콩류·여성은 십자화가 많이 먹으면 심혈관·대사 고위험군 속할 가능성 낮아

채소 종류에 따른 건강상 이점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대에 남성은 콩류를, 여성은 십자화과 채소를 많이 먹을수록 심혈관 및 대사질환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채소 종류에 따른 건강상 이점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 에디스코완대 연구진은 서호주에서 장기간 진행 중인 레인 연구(Raine Study) 참가자 638명의 식습관과 건강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22.1세였으며, 여성은 전체의 53%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식품섭취빈도조사 자료를 토대로 채소를 파·마늘류, 십자화과 채소, 녹색 잎채소, 콩류, 황색·주황색·적색 채소 등 5개 유형으로 나눴다.

이어 허리둘레와 혈압,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당 등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위험 지표를 살펴봤다. 국제당뇨병연맹(IDF)의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에 활용되는 위험 요인 가운데 2개 이상이 기준치를 벗어난 참가자는 심혈관·대사 위험이 높은 집단으로 분류했다.

남성은 콩류, 여성은 십자화과 채소

분석 결과 남성은 콩, 렌틸콩, 완두콩 등 콩류 섭취량이 많을수록 심혈관 및 대사 고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낮았다. 사회인구학적 요인과 생활습관, 전반적인 식생활 등 관련 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이러한 연관성은 유지됐다.

여성의 경우, 십자화과 채소의 이점이 두드러졌다.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 양배추 등 십자화과 채소 섭취량이 많은 여성일수록 심혈관·대사 고위험군에 속할 가능성이 낮았다. 생활습관과 식생활 등 관련 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이 같은 연관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연구를 이끈 닐 맥나마라 연구원은 “단순히 채소 섭취량을 늘리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분석 과정에서 뚜렷한 성별 차이가 관찰됐다”고 말했다.

채소 속 성분, 성호르몬에 다르게 작용할 가능성 제기

에디스코완대 영양·건강혁신연구소의 테레즈 오설리번 부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남성과 여성이 채소에 들어있는 일부 영양소와 식물성 화합물을 서로 다르게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콩류에 들어 있는 일부 천연 화합물은 테스토스테론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반면, 십자화과 채소의 특정 성분은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진은 성별에 따라 특정 채소와 심혈관·대사 건강의 연관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정확한 생물학적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이를 확인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균 22세인데도 5명 중 1명 ‘위험 신호’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평균 22세에 불과한 젊은 성인에서도 만성질환과 관련된 위험 신호가 적지 않게 발견됐다는 사실이다. 참가자 5명 중 약 1명은 이미 여러 심혈관·대사 위험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오설리번 부교수는 “이러한 위험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이른 시기에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허리둘레 증가와 높은 혈압, 중성지방 상승, HDL 콜레스테롤 저하, 혈당 상승 등은 향후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 위험과 관련된 초기 신호다. 젊은 성인에게서는 당장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간과되기 쉬운 요인들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콩류와 십자화과 채소가 비교적 저렴하고 일상적인 식단에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특히 20대부터 꾸준한 식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향후 건강 관리에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무엇을 먹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러한 채소를 매일 식단에 포함하는 선택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얼마나 건강하게 살아갈지에 의미 있는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남자는 콩만, 여자는 브로콜리만” 의미 아냐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만으로 남성은 콩류, 여성은 브로콜리만 집중적으로 먹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의 특정 시점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분석한 단면연구다. 콩류나 십자화과 채소가 심혈관·대사 위험을 직접 낮췄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식품섭취빈도조사를 통해 평소 식생활을 파악했다는 한계도 있다.

연구진은 성별에 따라 채소 종류별 연관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과 장기적인 건강 효과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식이 중재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양, 대사, 심혈관질환(Nutrition, Metabolism and Cardiovascular Diseases)》에 ‘Higher legume and cruciferous vegetable intakes are associated with lower cardiometabolic risk in young adults: a cross-sectional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자주 묻는 질문]

Q1. 남성은 콩, 여성은 브로콜리를 먹어야 하나요?
연구 결과 남성은 콩류, 여성은 브로콜리·양배추 등 십자화과 채소를 많이 섭취할수록 심혈관·대사 위험 지표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낮았습니다. 다만 특정 성별이 한 종류의 채소만 먹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Q2. 콩이나 브로콜리를 먹으면 심장질환과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나요?
이번 연구는 채소 섭취와 심혈관·대사 위험 지표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단면연구입니다. 따라서 콩이나 브로콜리가 심장질환 또는 제2형 당뇨병을 직접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3. 왜 남성과 여성에게 유익한 채소가 다르게 나타났나요?
연구진은 남성과 여성이 채소에 들어 있는 일부 영양소와 식물성 화합물을 다르게 처리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콩류의 일부 성분은 테스토스테론과, 십자화과 채소의 특정 성분은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과 관련된 작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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