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2일 (일)

“콜라 1.5L 마셔라” 의사의 뜻밖 처방…위 속 돌덩이 사라졌다

소화 안 된 음식물 등 뭉쳐 만들어진 ‘위석’, 콜라로 용해 치료한 사례…자가 치료는 금물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등이 뭉쳐 굳은 ‘위석’을 콜라로 치료한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스꺼움과 구토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진 60대 여성의 위에서 거대한 덩어리가 발견됐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등이 뭉쳐 굳은 ‘위석’이었다. 의료진이 선택한 치료법은 뜻밖에도 콜라였다.

미국 매사추세츠에 거주하는 63세 여성의 사례다. 제2형 당뇨병과 비만 병력이 있던 이 여성은 약 1년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했다. 치료 기간 체중은 약 18kg 줄었다.

그러던 중 한 달가량 메스꺼움과 구토, 식욕 저하가 지속됐고 상복부와 오른쪽 몸통에서 타는 듯한 통증까지 나타났다. 위산 역류 증상으로 생각해 일반의약품을 복용했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복부·골반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는 위가 반고형 물질로 인해 다소 팽창한 모습이 관찰됐다. 이후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MRCP)과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한 결과, 위 안에서 커다란 위석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에 따른 위 내용물 배출 지연이 위석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약물 투여를 중단했다. 이어 콜라를 이용한 위석 용해 치료를 시행했다. 보고에 따르면 통상 12시간 이내에 콜라 3L를 투여하지만, 이 환자는 당뇨병이 있고 탄산음료를 꺼린다는 점을 고려해 다이어트 콜라 1.5L를 12시간 동안 마시도록 했다.

치료 이틀째 여성은 배 안에서 무언가 당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이후 메스꺼움과 복부 불편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시 시행한 내시경 검사에서 위석은 더 이상 위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일반식을 먹어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퇴원 후 수개월 동안 증상은 재발하지 않았다.

이 사례는 지난해 《뉴잉글랜드의학저널(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보고됐고, 최근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일으키는 위석 등 부작용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다시 인용되고 있다.

위석, 소화 안 된 음식물이 굳어 ‘돌덩이’로

위석은 음식물이나 이물질 등 소화되지 않는 물질이 위장관 안에서 서로 엉겨 단단한 덩어리를 형성한 것이다. 가장 흔하게는 위에서 발견되지만, 다른 소화기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성분에 따라 종류도 나뉜다. 과일과 채소의 섬유질이 주성분인 ‘식물위석’, 머리카락이 뭉쳐져 만들어진 ‘모발위석’ 등이 있다. 약물이 굳어 만들어진 ‘약물위석’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식물위석이다. 감을 비롯해 파인애플, 건포도, 셀러리처럼 소화가 어려운 식물성 섬유가 많은 식품이 위석 형성과 관련될 수 있다. 특히 식물에 포함된 셀룰로스와 리그닌, 일부 타닌 성분은 사람의 소화효소로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

다만 특정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위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음식물이 위에 오래 머무는 환경이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위 절제술이나 비만대사수술 등으로 위의 구조가 달라진 사람,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 등으로 위 운동이 떨어진 사람에서 위석이 비교적 잘 생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처럼 위장관 운동을 늦출 수 있는 질환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사례처럼 위 배출을 지연시키는 약물 역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를 포함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위에서 장으로 음식물이 이동하는 속도를 늦춘다. 이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하는 약물 작용의 일부지만, 위 내용물이 장시간 정체되는 상황에서는 드물게 위석 형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위석은 아무런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나 크기가 커지거나 위장관을 막으면 복통, 메스꺼움, 구토, 이른 포만감,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위궤양이나 출혈, 위 출구 폐쇄, 장폐색, 천공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왜 ‘콜라’로 치료할까?

위석 치료에 콜라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는 언뜻 민간요법처럼 들린다. 그러나 실제 의료 문헌에는 콜라를 이용해 위 식물위석을 부드럽게 하거나 용해한 사례가 꾸준히 보고돼 왔다.

임상적으로 안정된 환자에서 음식물로 인해 형성된 위석, 특히 식물위석에서는 콜라를 마시게 하거나 코위관을 통해 위 안으로 주입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기존 증례와 연구에서는 하루 1.5~3L가량의 콜라를 일정 시간에 걸쳐 투여하는 다양한 방식이 사용됐다. 다만 투여량과 시간에 대해 완전히 통일된 표준 치료법이 확립된 것은 아니다.

콜라가 위석을 녹이는 정확한 원리는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산성인 콜라가 위 내용물을 산성화해 식물성 섬유 덩어리를 연화한다는 설명도 있고, 탄산 기포가 위석 내부로 침투해 섬유 구조를 느슨하게 만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콜라만 사용했을 때 위 식물위석의 약 절반이 용해된 것으로 보고됐다. 완전히 녹지 않은 경우에도 위석이 부드러워져 내시경으로 잘게 부수거나 제거하기 쉬워지는 효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콜라 치료와 내시경 치료를 함께 시행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했다.

콜라 마시면 집에서도 치료?…장폐색 위험 있어 주의

그렇다고 위석이 의심될 때 콜라를 많이 마시는 방식으로 자가 치료해서는 안 된다.

위석의 크기와 단단한 정도, 구성 성분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감의 타닌 성분과 관련된 단단한 위석은 콜라만으로 완전히 녹지 않을 수 있다. 위석이 위에서 빠져나온 뒤 충분히 잘게 분해되지 않은 상태로 소장으로 이동하면 오히려 장폐색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2024년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지’에 실린 ‘코카콜라는 위 위석 치료에 유용한가?’라는 논평에서도 콜라 치료의 장점과 한계가 지적됐다. 하루 1.5~3L에 이르는 많은 양을 마셔야 해 환자가 불편을 겪을 수 있고, 치료 과정에서 위석 조각이 장으로 이동해 기계적 장폐색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콜라는 모든 위석을 녹이는 ‘만능 치료제’라기보다, 적절한 환자에 대해 의료진의 판단과 관찰 아래 사용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 수단 중 하나다. 비교적 저렴하고 침습적 시술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위석의 위치와 성분, 합병증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Q1. 위석은 왜 생기나요?
A. 위석은 음식물이나 이물질 등 소화되지 않은 물질이 위장관 안에서 뭉쳐 단단한 덩어리를 형성한 것입니다. 식물성 섬유를 많이 섭취하거나 위 수술,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 등으로 위 배출이 늦어지는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Q2. 콜라를 마시면 위석을 녹일 수 있나요?
A. 일부 식물위석은 콜라를 이용해 부드럽게 하거나 용해할 수 있습니다. 콜라의 산성도와 탄산 등이 위석의 섬유 구조를 느슨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리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위석의 크기와 성분에 따라 효과가 달라 의료진의 판단과 관찰 아래 치료해야 합니다.

Q3. 위석이 의심되면 집에서 콜라를 많이 마셔도 되나요?
A. 자가 치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위석이 충분히 분해되지 않은 채 소장으로 이동하면 장폐색을 일으킬 수 있고, 위석의 종류에 따라 콜라 치료가 효과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지속적인 복통이나 메스꺼움, 구토, 조기 포만감 등이 나타나면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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