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가슴에서 이상한 소리가”…숨 차도 체력 탓했는데, 15세 심장에 큰 구멍, 무슨 일?

운동할 때 숨차도 체력 부족으로 여겨…심장 정상보다 2배 커진 채 15년간 발견 안 돼

엄마가 딸을 안았다가 가슴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15년 동안 몰랐던 심장질환을 찾아낸 사연이 전해졌다. 좌측=게티이미지뱅크 / 우측=크리시 SNS

엄마가 딸을 안았다가 가슴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15년 동안 몰랐던 심장질환을 찾아낸 사연이 전해졌다. 심장에 큰 구멍이 발견된 딸은 수술을 받은 후 건강히 성장해 최근 결혼에도 골인했다. 어릴 때부터 쉽게 숨이 차도 체력 부족 탓으로 여겼던 딸은 무언가 이상 낌새가 있으면 지체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에 사는 크리시 와제(27)는 15세였던 2013년 어머니 니타와 한 침대에서 잠을 자던 중 뜻밖의 이상 신호를 발견했다. 니타가 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가 비정상적인 소리를 들은 것이다. 의학 교육을 받은 바 있던 어머니는 심잡음을 의심해 딸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심잡음은 질병은 아니고 심장 박동을 들을 때 정상적인 두근두근 소리 외에 ‘쉭쉭’, ‘휙휙’ 같은 비정상적인 소리가 함께 들리는 것을 말한다.

심장 검사에서 크리시의 심장은 정상보다 두 배가량 커져 있었고, 심장 안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구멍 때문에 심장 판막 하나가 제대로 닫히지 않아 심장이 평소보다 많은 부담을 받고 있었다. 크리시가 진단받은 질환은 심장의 위쪽 공간인 좌심방과 우심방 사이 벽에 구멍이 생기는 심방중격결손이었다.

의료진은 치료하지 않으면 30대에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시는 “단순한 심잡음일 것으로 생각했지, 내 심장이 그렇게 뚫려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신호는 있었다. 크리시는 어린 시절 운동을 하거나 걸을 대 다른 사람보다 쉽게 숨이 찼지만 단순히 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가족 중 심장질환을 앓은 사람도 없었다.

심장에 생긴 구멍이 너무 커진 탓에 크리시는 2014년 6월 개흉수술을 받았다. 수술 뒤 중환자실에서 며칠을 보냈고, 열흘 만에 퇴원했다. 이후 몇 달 동안 학교에 가기 전 재활치료를 받으며 체력을 회복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고 평소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회복 과정은 일시적이라고 생각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12년이 지난 현재 크리시는 완전히 회복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있으며 심장도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난 4월 결혼한 그는 “그날 엄마의 포옹이 내 목숨을 구했다”며 “수술을 받은 뒤 삶을 훨씬 소중하게 여기게 됐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완전히 달라졌다. 이 모든 것은 엄마 덕분”이라고 말했다.

증상 없이 자라기도 하는 ‘심방중격결손’…쉽게 숨차거나 가슴 두근거리기도
심방중격결손은 심장의 위쪽 공간인 좌심방과 우심방 사이를 나누는 벽에 구멍이 생기는 선천성 심장질환이다. 이 구멍을 통해 혈액이 비정상적으로 흐르면서 오른쪽 심장과 폐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구멍이 작으면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내거나 성장하면서 저절로 닫히기도 한다.

구멍이 크면 심장이 평소보다 많은 혈액을 처리해야 해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이 커질 수 있다. 운동할 때 쉽게 숨이 차거나 피로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체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쉽고, 건강검진에서 심잡음이 들리거나 다른 이유로 심장초음파검사를 받다가 뒤늦게 발견되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에 따르면, 심방중격결손은 전체 선천성 심장병의 5~10%를 차지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여성에게 남성보다 약 2배 많이 발생한다.

태아의 심장은 임신 3개월 이전에 대부분 형성되기 때문에 선천성 심장병도 주로 임신 초기에 생긴다. 신생아 100명 중 약 4~5명에게 신체적 기형이 발견되며, 선천성 심장 기형은 100명당 약 1명꼴로 나타난다. 발생 빈도는 국가나 인종에 따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천성 심장병은 다운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 임신 중 바이러스 감염이나 특정 약물 복용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정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명확한 예방법도 알려지지 않았다.

치료하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이 지나면 부정맥이나 폐고혈압, 심부전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치료 방법은 구멍의 크기와 위치,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달라진다. 작은 구멍은 경과를 지켜볼 수 있으며, 치료가 필요하면 혈관을 통해 폐쇄기구를 넣어 구멍을 막거나 수술로 직접 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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