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관 손상과 만성 염증을 겨냥한 신약 기술이 바이오업계의 주요 개발 분야로 떠오르는 가운데, 미국 보스턴 소재 바이오기업 인제니아테라퓨틱스가 코스닥 상장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회사는 상장 준비를 본격화하고,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과 플랫폼 기술 확장에 필요한 자금 조달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인제니아는 2018년 한국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미국 보스턴에 설립된 임상 단계 항체 전문 바이오기업이다. 미세혈관을 보호하고 회복시키는 기술을 중심으로 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왔다. 창업자인 한상열 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 기초과학연구원, 하버드의대, 미국 바이오기업 등을 거친 항체 연구개발 전문가다.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혈관 정상화’ 플랫폼이다. 혈관은 단순히 피가 흐르는 통로가 아니라 염증, 조직 손상, 면역 반응, 장기 기능 유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특히 미세혈관의 장벽이 무너지거나 혈관 내피세포가 손상되면 망막질환,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폐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인제니아는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TIE2 수용체에 주목했다. TIE2는 혈관 내피세포의 안정성과 혈관 장벽 유지에 관여하는 수용체다. 인제니아는 TIE2를 직접 활성화하는 항체 기술을 개발해 혈관 내피세포를 안정화하고 손상된 혈관 장벽 회복을 유도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주력 플랫폼인 ‘TIE-body’와 다중항체 플랫폼 ‘LCIDEC’이 이 같은 접근을 대표한다.
기존 혈관 안정화 치료 접근법이 주로 Ang1·Ang2 등 리간드의 균형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인제니아의 기술은 리간드에 의존하지 않고 TIE2 수용체에 직접 결합해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혈관 장벽 붕괴와 만성 혈관 염증을 동반하는 질환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회사 측은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십도 상장 추진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인제니아가 기술이전한 핵심 후보물질 ‘IGT-427’은 현재 MSD가 ‘MK-8748’이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임상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인제니아는 2022년 아이바이오와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으며, 아이바이오는 2024년 MSD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MK-8748은 항-VEGF와 TIE2 직접 활성화 작용을 결합한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항-VEGF 치료는 비정상적인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습성 황반변성 등 망막질환 치료에 널리 쓰여 왔다. 여기에 TIE2 활성화를 통한 혈관 안정화 작용을 더해 치료 효과와 지속성을 높이는 것이 개발 목표다. MSD는 습성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시작했으며, 당뇨 황반부종 적응증에서도 임상 3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 보유 파이프라인인 ‘IGT-303’은 안과 질환에서 활용한 혈관 안정화 원리를 신장질환으로 확장한 후보물질이다. 신장은 미세혈관이 촘촘하게 분포한 장기로, 사구체와 세뇨관 주변 혈관의 손상은 만성신장질환과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IGT-303은 사구체와 세뇨관 내피세포층 회복을 통해 신장 기능 악화를 늦추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회사는 만성신장질환과 당뇨병성 신장질환 분야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겨냥해 IGT-303의 글로벌 임상 1/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2a상은 상반기 내 착수를 계획하고 있다.
인제니아는 두 임상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적응증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혈관 장벽 붕괴가 병리 과정에 관여하는 종양, 중추신경계 질환, 심혈관질환, 폐 질환 등을 대상으로 후속 후보물질을 확보해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상열 인제니아테라퓨틱스 대표는 MSD가 주도하는 MK-8748의 글로벌 임상 3상과 자체 후보물질 IGT-303의 임상 2a상 진입이 맞물리면서 회사가 중요한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장을 통해 확보하는 자금을 플랫폼 고도화와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