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을 감고 빨간색 에너지가 몸을 가득 채우는 모습을 상상하면 평소보다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을까.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공개한 기밀문서에서 인간의 신체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 독특한 훈련법이 알려져 화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이 보도한 내용에 다르면 이 훈련법은 1977년 미국 버지니아주 먼로응용과학연구소(Monroe Institute of Applied Sciences)가 제작한 21쪽 분량의 워크북에 담겼다. 의식 확장과 원격 지각, 문제 해결, 통증 완화, 에너지 증진 등을 위한 정신 훈련법을 다룬 문서로, CIA에 보관됐다가 기밀 해제에 따라 2003년에 공개됐다.
워크북 14쪽에는 ‘신체에 에너지를 충전해 빠른 속도와 강한 힘을 얻는 방법’이라며 간단한 5단계 훈련법이 소개돼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전력 질주와 같은 강도 높은 신체 활동을 하기 전 잠시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것을 시작으로 한다.
숨을 들이마시면서 자신이 하려는 동작을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린다. 동시에 ‘강렬한 빨간색 에너지’가 몸을 가득 채운다고 상상한다. 이어 숨을 내쉬면서 눈을 뜨고 곧바로 머릿속에 그렸던 동작을 실행한다.
워크북은 이 과정을 거치면 평소보다 더 강한 힘과 빠른 속도를 내고 신체 협응 능력과 반사신경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서에는 “머릿속에 그린 신체 동작을 즉시 수행할 수 있으며, 훨씬 강한 힘과 빠른 속도, 신체 전체의 부드럽고 완벽한 협응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이 명상 훈련은 1972년부터 1995년 무렵까지 CIA가 지원한 비밀 프로그램과 연관돼 있다. 당시 미국에서는 스파이와 특수작전 요원 등을 대상으로 인간의 의식을 확장하고 잠재력을 끌어내는 방법을 연구했다. 먼로연구소가 제작한 워크북 역시 냉전 당시 미국 육군 정보보안사령부(INSCOM)가 여러 실험에서 연구하고 활용했다고 알려진다.

훈련의 바탕에는 먼로연구소 설립자 로버트 먼로가 개발한 특수 음향 기술 ‘헤미싱크(Hemi-Sync)’가 있었다. 워크북은 이 음향이 좌뇌와 우뇌를 동기화해 몸은 편안하면서 정신은 고도로 집중된 상태에 이르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워크북은 훈련받은 요원이 헤미싱크를 이용해 정신을 적절히 동기화하면 목표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해당 임무를 수행할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아픈 곳이 있다면 그 부위를 응시하면서 마음속으로 ‘55515’를 반복하면 해당 부위의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훈련법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워크북은 ‘게이트웨이 프로그램(Gateway Program)의 첫 번째 세션’을 먼저 이수하지 않은 사람이 훈련을 시도하면 “바람직하지 않고 통제할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크북은 CIA의 극비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Stargate Project)’와도 연관됐다. CIA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멀리 떨어진 사물이나 사건, 사람에 관한 정보를 감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러한 능력은 ‘원격 투시’라고 불렸다.
실험 참가자 중에는 과학자와 미 육군 관계자도 있었다. 이들은 인질과 마약 조직의 우두머리를 추적하고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소련의 비밀 군함을 관찰했으며, 심지어 달에 사는 비인간 존재를 원격으로 봤다고 주장했다.
1977년 워크북에는 ‘멀리 떨어진 사건과 사람을 인식하는 방법(원격 투시)’이라는 별도 항목도 담겼다. 훈련받은 요원이 정신을 비우고 원격 투시를 시도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연습을 거치면 먼 곳을 관찰하고 다른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워크북에는 감정 상태를 조절하고 고도의 각성 상태에 도달하는 방법, 원할 때 깊은 수면에 빠지는 방법 등이 담겼다. 신경과 근육, 장기를 머릿속으로 그린 뒤 치유 에너지로 재충전한다고 상상하면 신체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워크북 중 호흡과 이완, 시각화 등 심리기법은 현대 심리학에서도 널리 활용되는 방법들과 일부 겹친다. 그러나 워크북은 원격 투시 및 소통 등 주장과 관련해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주류 과학계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