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치료 현장에서 약물 투여 시간은 환자의 치료 부담과 병원 운영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존 정맥주사 중심으로 사용되던 면역항암제에 피하주사 제형이 더해지면서 국내 암 환자의 치료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한국MSD는 항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피하주사 제형인 ‘키트루다 피하주사’가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출시는 올해 4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허가에 따라 키트루다 피하주사는 기존 키트루다 정맥주사 제형의 성인 대상 적응증과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현 시점 기준 폐암, 삼중음성 유방암, 위암, 자궁내막암 등 18개 암종 35개 적응증이 대상이다.
가장 큰 변화는 투여 시간이다. 기존 키트루다 정맥주사 제형은 1회 투여에 약 30분이 걸린다. 반면 피하주사 제형은 3주마다 약 1분, 또는 6주마다 약 2분이면 투여할 수 있다. 3주 1회 투여를 기준으로 연간 누적 투여 시간을 비교하면 정맥주사는 약 8시간 30분이 소요되지만, 피하주사는 약 17분 수준으로 줄어든다.
치료 시간 단축은 환자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2상 교차 연구인 ‘MK-3475A-F11’에서 두 제형을 모두 경험한 환자 147명 중 65%가 피하주사 제형을 선호했다. 이후 치료 지속 기간에도 피하주사 투여를 선택한 비율은 68%였다. 환자들은 병원 체류 시간이 짧고, 투여 과정이 상대적으로 편안하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키트루다 피하주사는 대용량 피하 투여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도 특징이다. 베라히알루로니다제 알파 첨가제를 활용해 허벅지 또는 복부에 투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과 교차 투여도 가능해 환자의 치료 일정, 의료진의 판단, 환자 선호도에 따라 제형 선택의 유연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허가의 근거가 된 연구는 글로벌 3상 임상시험 ‘MK-3475A-D77’이다. 이 연구는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EGFR 변이와 ALK 또는 ROS1 유전자 재배열이 없는 환자 37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요 평가변수는 약물이 체내에서 충분히 노출되는지를 보는 ‘AUC0–6주’와 다음 투여 직전 최저 약물 농도를 뜻하는 ‘Ctrough’였다.
임상 결과 키트루다 피하주사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과 비교해 약동학적 비열등성 기준을 충족했다. 1주기 AUC0–6주의 기하평균비는 1.14, 정상상태 Ctrough의 기하평균비는 1.67로 나타났다. 안전성 양상도 기존 정맥주사 제형과 전반적으로 일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 현장의 운영 부담을 줄일 가능성도 제시됐다. MK-3475A-D77 연구와 함께 진행된 전향적 관찰연구에 따르면 키트루다 피하주사는 정맥주사 제형과 비교해 환자의 체어타임을 약 50%, 치료실 체류 시간을 47.4% 줄였다. 의료진이 치료 준비와 투여, 환자 모니터링에 쓰는 총 활동 시간도 45.6% 감소했다.
김 알버트 한국MSD 대표이사는 “이번 허가는 암 환자의 치료 과정 부담을 낮추고 의료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키트루다가 축적해 온 임상 근거와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암 환자의 치료 환경 개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키트루다 피하주사는 3주 1회 2.4mL를 약 1분간, 또는 6주 1회 4.8mL를 약 2분간 투여하는 방식이다. 투여 부위는 허벅지 또는 복부이며, 복부 투여 시 배꼽 주변 5cm 부위는 제외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