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다른 병원 의사·환자와 함께 참여하는 오픈 감마나이프센터 만들 것”

[현장 인터뷰] 양승호 서울성모병원 초대 감마나이프센터장

양승호 서울성모병원 감마나이프센터장. 사진=서울성모병원

“감마나이프 도입이 다소 늦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자 앞으로 더욱 잘 해야겠다는 마음뿐입니다.”

올해 3월 문을 연 서울성모병원 감마나이프센터의 초대 센터장 양승호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18일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감마나이프 수술은 두개골을 열지 않고 병변 부위에 고에너지 감마선을 집중 조사하는 비침습적 치료법이다. 수막종이나 신경초종, 전이성 뇌종양, 일부 혈관질환 등을 치료할 때 활용된다. 정상 뇌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고 수술 후 회복이 빨라 국내에서는 1990년대부터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 

“감마나이프 도입 늦었지만 경쟁력 키워 나갈 것”

서울성모병원은 일찍부터 전신용 고정밀 방사선 치료 장비인 사이버나이프를 운영했지만, 뇌 병변에 특화된 감마나이프 장비를 도입한 것은 올해 들어서다. 이미 감마나이프를 운영 중인 주변 경쟁 병원이 10곳 안팎에 이르는 만큼 서울성모병원은 사실상 후발 주자에 속한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에선 사이버나이프에 비해 감마나이프를 구축하는 병원이 더 많았다”며 “감마나이프 성적은 점점 좋아졌지만 가톨릭중앙의료원에는 이 장비가 없어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뇌전이암 환자였던 동료 교수도 다른 병원에서 감마나이프 치료를 받아야 했고, 이 과정에서 환자는 두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는 불편을 겪었다. 

출발이 늦은 만큼 서울성모병원은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바로 ‘오픈 감마나이프센터’다. 단순히 환자를 서울성모병원으로 보내는 구조를 넘어,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 신경외과 교수들이 직접 환자를 데리고 센터로 와서 감마나이프 치료 과정에 참여하고 이후 각 병원에서 추적 관찰하는 방식이다.

양 교수는 “이 같은 방식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모델”이라며 “향후 동문 병원이나 주변 종합병원과도 연계해 여러 의료진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감마나이프센터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했다.

양승호 서울성모병원 감마나이프센터장이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감마나이프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20년간 뇌종양 환자 진료⋯ 올해 초 서울성모병원으로 컴백

양 교수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20년 가까이 중증 소아신경외과 환자와 성인 뇌종양 환자를 진료해왔다. 그러다 올해 초 과거 펠로우 과정을 밟았던 서울성모병원의 ‘러브콜’을 받고 자리를 옮겼다. 현재 대한나노의학회장, 대한신경외과학회 디지털융합연구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진료와 연구 활동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  

환자들 사이에서 양 교수는 ‘친절하고 인품 좋은’ 의사로 소문나 있다. 지금도 그는 병원 방문이 어려운 보호자들과 전화나 영상 통화로 치료 과정을 설명해주고, 외국인 환자에겐 수술 이후 이메일로 먼저 안부를 묻기도 한다. 서울성모병원에 온 뒤에도 주말마다 자발적으로 병원에 와서 회진을 돌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내부에서는 환자 진료 경험과 연구 역량을 두루 갖춘 양 교수가 감마나이프센터장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감마나이프 쪽에선 서울성모병원이 후발 주자이지만 양 교수가 앞으로 경쟁력 있는 센터로 잘 이끌어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굳건하다. 

늘어나는 뇌 전이암⋯“감마나이프, 표적 치료 환자 부담 줄일 수 있어”  

최근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발전으로 폐암·유방암·대장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길어지면서 암이 뇌로 전이되는 뇌전이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뇌전이암 환자는 병변이 여러 개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감마나이프 치료는 병변 부위를 정밀하게 조준해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환자가 기존에 받던 표적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병행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개두수술을 받으면 보통 2주 정도 표적 치료를 중단해야 하지만 감마나이프 치료는 표적 치료 중에도 시행할 수 있어 환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양 교수는 “감마나이프 치료는 환자뿐 아니라 신경외과 의사들에게도 보다 정교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 서울성모병원 감마나이프센터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은 물론 주변 병원들과도 함께하는 협력 모델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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