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22도인데 물 마시라고?"… 경고 맞는 이유 따로 있었다

며칠 사이 최고기온 10도 급등…갈증 느끼기 전에 몸은 이미 다른 반응 시작

공원에서 운동 중인 젊은 남성이 물을 마시고 있다. 초여름처럼 건조하고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몸이 먼저 더위에 반응하기 시작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2도인데 무슨 물을 자주 마시라는 거지."

건조한 오후였다. 산책을 나가려다 건강 앱에 뜬 문구를 다시 봤다. "더우니 물 자주 마셔요."

이 정도 날씨에 벌써 탈수를 걱정하나 싶었다.

경기 고양시 낮 최고기온은 12일 22도 안팎이었다. 그런데 13일에는 26도, 14일 31도, 17일엔 32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라디오에선 때 이른 더위가 온다고 경고했다.

몸이 따라가기 전에 계절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같은 햇빛인데 몸마다 계절이 다른 이유

공원을 찾았다. 반팔 차림으로 뛰어다니는 학생들 사이로 얇은 겉옷을 걸친 노인이 천천히 걸어갔다. 외투 차림으로 휠체어에 앉은 채 가족들과 함께 있는 고령 환자도 보였다. 같은 햇빛 아래였지만 나이와 건강에 따라 몸이 느끼는 계절은 달랐다.

사람들은 흔히 땀이 흘러야 더위가 왔다고 느낀다. 하지만 몸은 기온이 오르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미 반응을 시작한다. 기온이 갑자기 뛰면 체온을 조절하는 방식도 처음부터 다시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7~14일 지나야 몸도 여름을 따라가는데

의학계에서는 몸이 더위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열 적응'이라고 부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 적응 과정에 보통 7~14일이 걸린다. 열 적응이 진행되면 땀이 더 잘 나고 심장 부담도 줄어드는 등 몸이 조금씩 달라진다.

특히 며칠 사이 낮 기온이 10도 가까이 뛰면 몸은 짧은 시간 안에 더위에 맞는 방식으로 다시 조정해야 한다. 열 적응이 끝나지 않은 몸은 더위에 훨씬 빨리 지친다. 갑자기 더워진 날 평소보다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그게 이유일 수 있다.

몸은 원래 계절 변화에 맞춰 천천히 적응한다. 겨울 초입에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것처럼 첫 더위에도 다시 여름 방식으로 바뀌는 시간이 필요하다.

"예전엔 괜찮았는데 왜 이렇게 지치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몸이 아직 더위에 적응하는 중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

"날씨 좋다"는 느낌, 몸엔 왜 통하지 않을까

한여름에 무더위가 오면 몸은 바로 경고를 보낸다. 덥고 끈적해 위험을 쉽게 느낄 수 있어서다.

반면 초여름 첫 더위는 한여름보다 대체로 건조하고 쾌적하다. 최근 수도권과 동해안 일부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됐다. 이런 날씨엔 몸 부담을 더 늦게 알아차리기 쉽다.

사람들은 땀이 줄줄 흘러야 수분이 빠진다고 느낀다. 하지만 몸은 평소에도 계속 수분을 내보내고 있다. 피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수분이 조금씩 날아가고, 숨을 쉬는 동안에도 수분은 빠져나간다.

몸은 이미 수분을 잃고 있는데 갈증은 한발 늦게 따라온다. 특히 노년층은 갈증을 느끼는 감각 자체가 무뎌져 있어 수분 부족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갈증이 심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마시기보다 외출 전과 이동 중에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게 낫다. 한낮 야외 활동도 갑자기 늘리기보다 며칠에 걸쳐 천천히 늘려가는 편이 좋다.

사람은 자기 감각을 더 믿는다. "이 정도는 괜찮다"는 생각이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몸은 이미 그 전부터 움직이고 있다.

"날씨 양호. 기온 22.2도. 물 자주 마셔요."

처음엔 쓸데없다 싶었던 경고가, 지금은 맞는 말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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