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지방간, 단지 간 문제 아니야…’장’에 원인이 있을 수도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소장 염증-지방간 연관성 규명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왼쪽), 하성찬 서울대 헬스케어융합학과 박사과정생. 사진=분당서울대병원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구는 지방간에 걸리고 누구는 건강할 수도 있다. 최근 연구에서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지방간이 간뿐 아니라 소장의 염증이나 장내미생물 불균형과도 관련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고지방·고과당 식이를 통해 지방간을 유도한 동물 모델을 분석한 결과, 소장의 염증이 심할수록 간에 지방이 더 많이 쌓이는 강력한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지방간은 간 무게의 5% 이상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방치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탄수화물 과잉 섭취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이다. 비만과 생활습관 문제로 지방간은 현재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 됐다.

연구팀은 지방간과 소장 환경 간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젊은 쥐와 고령 쥐를 암수로 나눈 뒤 일부에는 일반식을, 실험군에는 고과당·고지방 식이를 8주간 급여하고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고과당·고지방 식이를 섭취한 쥐 그룹에서 소장 염증과 간의 지방 축적이 동시에 증가했으며, 특히 영양분 흡수가 가장 활발한 소장 부위의 염증 정도가 지방간 악화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성별과 연령에 따른 차이였다. 젊은 수컷은 고지방 식이에 체중과 간 내 지방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젊은 암컷은 같은 음식을 먹어도 지방간 축적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고령의 암컷에서는 젊었을 때 보이던 보호 효과가 약해지며 지방간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노화에 따른 호르몬 및 대사 환경 변화가 이러한 차이를 만든 것으로 분석했다.

장내미생물 분석 결과는 이를 뒷받침했다. 지방간이 심화된 젊은 수컷과 고령 암컷의 소장에서는 공통적으로 유산균의 일종인 락토바실러스가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락토바실러스가 적을수록 소장 염증과 지방간이 심해지는 경향을 확인했다. 실제로 지방산으로 손상된 소장 상피세포에 락토바실러스를 투여하자 세포 생존율이 회복되는 효과도 관찰됐다.

김나영 교수는 “지방간질환이 영양분을 흡수하는 소장 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동물실험·세포실험을 통해 확인한 연구결과”라며 “향후 인체 대상 후속연구를 통해 성별·연령별 특성을 고려한 예방 및 치료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한소화관운동학회지(JNM)》와 SCI급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마이크로바이올로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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