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의료관광 한해 200만 명 시대…그래도 여전히 성형, 피부만

부산은 7.5만 명…일본보다 대만 사람들 더 많이 찾았다

한국을 찾는 해외 의료관광객들이 대폭 늘어났으나, 피부 미용 시술에 집중된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한민국 의료관광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외국인 환자 2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유치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화려하게 부활한 모양새다.

하지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특정 진료과와 개원의 중심의 쏠림 현상이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 고부가가치 중증 환자 유치를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함깨 나오는 이유다.

[전국] ‘서울-부산-경기’ 순위 재편...‘동네 의원’ 미용 시술이 90% 육박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은 총 201만 1822명으로 집계됐다. 유치 사업 시작 이래 최대 실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역별 순위의 재편이다. 서울(175만 명)이 압도적 1위를 유지한 가운데, 부산(7.5만 명)이 경기도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전국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이어 경기, 제주, 인천 순으로 나타났다.

진료 과목별로는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전체 시장을 주도했다. 전국적으로 피부과, 성형외과, 내과통합, 검진, 한방 순으로 환자가 많았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는 목적이 미용 시술에 집중된 것은 여전한 셈이다.

특히 의료기관 종별 현황을 보면 의원급(개원의) 비중이 87.7%로 상급종합병원(3%)이나 종합병원(3.6%)을 압도했다. 이는 외국인 환자 열 명 중 아홉 명은 대학병원의 전문 치료보다는 집객력이 좋은 동네 의원의 가벼운 미용 시술을 선택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부산] ‘역대 최다’ 7만5000명 돌파…일본 제친 ‘대만’의 습격

전국적인 흐름 속에 부산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의료관광객은 7만 5879명으로 전년(3만 165명) 대비 151.5% 급증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보다도 284% 이상 성장했다.

여기에 새로운 특징은 ‘큰손’의 교체다. 지난해는 대만 사람이 2만 8373명이나 찾아왔다. 전년 대비 293% 늘어났다. 거의 4배다. 그러면서 비중도 37.4%로 높아졌다. 그동안 부산 시장을 견인해온 일본(22.2%)을 제치고 대만이 1위에 새로 올랐다.

부산과의 지리적 접근성에 ‘K-뷰티’ 열풍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피부과에서 간단한 시술 받는 것을 하나의 관광 필수 코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얘기다.

‘피부과 67%’ 쏠림 여전…중증 질환 유치는 ‘글쎄’

하지만 양적 성장의 그늘도 짙다. 부산 의료관광객의 진료과별 비중을 보면 피부과가 67%(5만 2798명)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성형외과(6.5%)를 합치면 미용 관련 수요가 전체의 70%를 상회한다.

반면, 진료비 단가가 높고 지역 의료 수준을 대변하는 중증·전문 진료과(내과통합, 정형외과, 안과, 건강검진센터 등)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전체 비중이 다 줄었다.

‘수익성 높은 환자’보다는 ‘단기 체류 미용 환자’에 치중된 구조적 불균형이 확인된 셈이다. 다만, 의료관광객이 전체적으로 늘면서 내과통합(내과계열 11개 진료과), 정형외과, 안과, 한방통합 등은 미미하나마 환자가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표] 2025년 부산 외국인 의료관광 현황 요약.

2026년 과제: ‘치료 중심’ 고부가가치 모델 구축

부산시는 올해 ‘2026 부산의료관광 활성화 기본계획’을 통해 24억 원을 투입한다. ‘고객 맞춤형 행복 서비스(FIT)’ 구현을 위해 선순환 생태계와 목적지 브랜딩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는 4일 “의료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811만 원으로 일반 관광객보다 4배나 높다”며 “간단한 시술을 넘어 부산의 우수한 전문 의료 기술이 신뢰를 얻어 치료 중심의 외국인 환자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고부가 융복합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전국 2위’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내실을 갖추기 위해서는, 피부·성형에 편중된 현재의 구조를 내과·정형외과 등 중증 질환 치료와 연계된 전문 의료 서비스로 다변화하는 ‘체질 개선’이 향후 부산 의료관광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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