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걷고 말하고 먹는 능력 잃어가”…두 살 배기가 ‘희귀 치매’, 무슨 일?

치료법 없는 희귀 신경퇴행질환 산필리포병 진단…6개월 이내 말 잃고 1년이면 걷지 못할 수도

웃음이 많고 또래와 다를 바 없어 성장하고 있던 두 살 아이. 하지만 이 아이는 점점 걷고, 말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하나씩 잃어가고 있다. 사진= ITV 뉴스 갈무리

웃음이 많고 또래와 다를 바 없어 성장하고 있던 두 살 아이. 하지만 이 아이는 점점 걷고, 말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하나씩 잃어가고 있다. 치료법조차 없는 희귀 질환을 안고 살아 갈 아이를 위해 부모가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영국 ITV 뉴스가 보도한 사연에 따르면, 거스 포레스터와 에밀리 포레스터 부부는 5개월 전 두 살배기 딸 레니가 희귀 소아치매라 불리는 '산필리포병(Sanfilippo disease)' 진단을 받으면서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산필리포병은 체내에서 특정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유해 물질이 몸속에 축적되고, 시간이 흐르며 뇌를 포함한 신경계가 점차 손상되는 희귀 유전성 신경퇴행질환이다.

겉으로는 또래 아이처럼 정상처럼 성장하는 것 같지만 대개 3세 전후부터 손상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니 역시 현재는 걷고 말하는 발달 과정을 밟고 있지만, 곧 모든 기능을 잃는다고 하니, 부모는 지금 이 순간의 일상이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견뎌내고 있다.

에밀리는 ITV 뉴스에 “아이의 미래에 대해 품었던 모든 꿈이 사라졌다”며, 치료도 완치법도, 충분한 지원도 없다는 현실이 “완전히 산산조각 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부부가 더 절박함을 느끼는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 기회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산필리포병은 병이 진행되면 아이들이 걷기, 말하기, 먹기, 마시기 같은 기본 기능을 차례로 잃고 결국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상태로 악화될 수 있으며, 기대수명도 보통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제한된다.

에밀리는 “치료 없이 하루가 지날 때마다 독성 폐기물이 아이 몸에 쌓이고 있다”며 “6개월을 더 기다리면 말을 잃을 수 있고, 12개월을 더 기다리면 걷는 능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영국 내 승인 치료법은 없지만, 올해 말 미국에서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임상시험이 시작될 예정이다. 레니의 부모는 영국 정부가 연구 자금을 지원해 자국 환아들도 이런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아직 승인 치료제 없어...한국에선 GC녹십자의 치료 후보물질이 임상 진행 중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에 따르면 산필리포병(산필리포증후군)은 점액다당증(Mucopolysaccharidosis, MPS)의 한 유형인 MPS III형에 해당하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질환이다. 체내에서 특정 당사슬(글리코사미노글리칸)을 분해하는 효소가 결핍되면서 물질이 축적되고, 이로 인해 중추신경계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손상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비교적 정상적인 발달을 보이다가, 대개 2~6세 사이부터 발달 지연과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후 과격하거나 파괴적인 행동, 통제가 어려운 과잉행동, 짜증, 수면장애, 다모증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언어 발달 지연이나 퇴행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관찰된다.

6~10세에 이르면 이러한 신경학적 증상이 대부분의 환자에서 뚜렷해지고 빠르게 악화된다. 반면 신체적 특징 변화는 상대적으로 경미해 초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질환이 진행되면 점차 보행, 언어, 삼킴 기능까지 상실하게 되며, 결국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산필리포병은 소아 약 7만 명당 1명 수준으로 발생하는 매우 희귀한 난치성 유전질환으로, 국내에는 정확한 유병률 통계가 제한적이다.

현재까지 질병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늦추거나 멈출 수 있는 승인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GC녹십자는 산필리포증후군 A형을 대상으로 한 효소대체요법 기반 치료 후보물질 ‘GC1130A’를 개발 중이다. 해당 물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으며, 현재 국내외에서 임상 1상이 진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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