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 한 방울로 치매 초기 단계를 가려낼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단백질의 양이 아니라 정상 상태 유지 여부가 차이를 가른다는 연구 결과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생명과학 연구기관 스크립스 연구소가 정상인,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 환자 등 520명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단백질 3개의 상태를 통해 정상과 경도인지장애를 약 93% 정확도로 가려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20명 혈액 분석…초기 단계 포함 비교
이번 연구에는 정상인 227명, 경도인지장애 환자 135명, 알츠하이머 환자 158명이 포함됐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하다. 알츠하이머로 진행될 수 있는 전 단계이다.
현재 치매 혈액검사에서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 단백질들은 뇌에 쌓여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적량이 많을수록 알츠하이머 가능성이 높아진다.
단백질 ‘양’ 대신 ‘접힌 상태’ 변화 포착
이번 연구는 접근을 바꿨다. 단백질이 얼마나 많은지가 아니라 제대로 접힌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파악한 것이다.
단백질은 일정한 형태로 접혀야 기능을 유지한다. 하지만 질병이 진행되면 이 상태가 흐트러질 수 있다.
연구팀은 단백질 표면에 표시를 부착, 상태를 확인했다. 안정된 상태에서는 표시가 적게 붙고, 구조가 흐트러진 상태에서는 더 많이 붙는다. 이 차이를 통해 단백질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수치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질병이 진행될수록 단백질 상태는 더 불안정해졌다. 정상에서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로 갈수록 이 변화가 점점 커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또 비교 결과 단백질 상태 변화는 분석 대상의 약 42%에서 집단 간 차이를 보였고, 단백질 양 차이는 약 32%에 그쳤다. 상태 변화가 더 많은 지점에서 차이를 포착한 셈이다.

단백질 3개 조합으로 구별
연구팀은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C1QA, 손상된 단백질 정리에 관여하는 클러스틴, 혈중 지질을 운반하는 아포지단백B 등 3개 단백질을 선별해 이들의 상태 변화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정상과 경도인지장애를 구별하는 성능은 약 93%로 나타났다. 이는 100명 중 약 93명을 구분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혈액 속 단백질의 양을 측정해 치매 가능성을 예측해 왔다. 이번 연구는 단백질이 얼마나 많은지가 아니라 정상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접근 자체가 다르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기존 검사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초기 신호를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 적용까지 추가 검증 필요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저하가 시작됐지만 기본적인 기본적인 일상 기능은 유지된다. 반면 알츠하이머는 판단력 저하와 함께 식사·옷 입기·금전 관리 등 기본 생활 능력까지 영향을 받는다. 이처럼 단계에 따라 치료 시점과 예후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증상이 뚜렷해지기 전 정상 단계에서 변화를 빨리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이 방법이 바로 병원 검사로 쓰이기는 어렵다. 연구 규모가 제한적이고 추적 기간도 길지 않으며 분석 과정도 복잡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방향'에 있다. 치매를 판단하는 기준이 단백질의 양에서 상태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단백질은 단순히 많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정상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2026년 2월 27일자에 발표됐다.
[치매 혈액검사, 가능성과 한계]
Q1. 지금 혈액검사로 치매를 미리 알 수 있나요?
A1. 아직은 연구 단계입니다. 실제 검사로 사용되려면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같은 결과가 확인되어야 하고 장기간 검증이 필요합니다.
Q2. 기존 검사보다 더 좋은 검사라고 볼 수 있나요?
A2. 기존 방식도 이미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더 뛰어나다기보다 단백질의 양이 아니라 상태를 보는 다른 접근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Q3. 이 연구 결과는 어떤 사람에게 의미가 큰가요?
A3.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나 초기 단계에서 변화를 확인하려는 경우에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정상과 구분할 수 있어야 치료 시점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Q4. 실제 검사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더 요구될까요?
A4. 대규모 연구에서 같은 결과가 반복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런 검사 방법을 병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화하는 과정이 뒤따라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