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2일 (일)

한센병, 요르단에 이어 칠레서 세계 두 번째 ‘공식 퇴치’ 선언

한국에선 매년 10명 내외 환자 발생...신규 환자는 대부분 해외 유입 사례/전 세계에서 매년 20만명의 신규 환자 아직도 발생

휠체어 탄 환자가 의료진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 속 내용과 전혀 무관함.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요르단에 이어 칠레를 '한센병(나병) 퇴치 국가’로 공식 인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센병(나병)은 성경 속에도 자주 나오는 비교적 익숙한 감염병이다. 옛날 한국에선 한센병 환자와 관련된 흉흉한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미의 칠레를 한센병 퇴치 국가로 공식 인증했다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최근 보도했다. 이는 2024년 중동의 요르단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공인 사례다.

칠레는 1993년 마지막 지역 감염 사례를 보고한 뒤 30년 넘게 자생적 확산을 차단해 왔다. 이 나라 보건당국은 2012~2023년 보고된 47건의 한센병 사례가 모두 해외 유입된 것이었으며, 그동안 한센병 중심지였던 라파누이(이스터 섬)를 철저히 관리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WHO에 따르면 한센병 신규 환자는 아직도 전 세계에서 매년 20만 명이 발생하고 있다. 주요 발생국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120개국 이상이다. 특히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는 매년 각 1만 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영구적인 장애(2급 장애)를 입은 채 발견되는 한센병 환자 비율이 여전히 높아, 조기 진단이 시급하다.

한국은 1982년 WHO 한센병 퇴치 기준(인구 1만 명당 유병률 1명 미만)을 달성한 바 있으며, 매년 10명 내외의 환자만 발생하는 '극소수 발생 국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새로 발생하는 환자의 상당수는 외국 유입 사례이며, 국내 생존 환자들은 대부분 완치 후 고령화에 따른 장애 관리를 받고 있다. 국립소록도병원과 한국한센복지협회를 통한 전액 무상 치료 및 추적 관리는 요르단과 칠레도 벤치마킹하는 세계적 수준의 모델이다.

한센병은 WHO의 소외열대질환(NTD, Neglected Tropical Diseases)으로 꼽힌다. 이는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의 저소득 국가와 열대 지역에서 유행하는 약 20여 가지의 감염병을 통칭한다. 환자가 주로 빈곤층에서 발생하다 보니 제약회사들이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투자할 경제적 유인이 적고,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한센병, 트라코마, 림프사상충증(상피병), 광견병, 뎅기열, 수면병, 독사 교상(뱀에 물림) 등이 여기에 속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한센병 환자가 전 세계에서 매년 20만 명이 아직도 새로 발병한다는데 이 수치는 줄어들고 있는 것인가요?

A1. 1980년대 연간 500만 명 이상이던 것에 비하면 96% 이상 급감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최근 10여 년간 연간 20만 명 선에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거나 정체돼 있습니다. 인도와 브라질 등 주요 국가의 집중 관리가 필요합니다.

Q2. 왜 아직도 그렇게 많은 환자가 발생하나요?

A2. 한센병은 잠복기가 최장 20년이나 될 정도로 길고, 가난과 열악한 위생 환경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증상을 숨기다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전파 차단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Q3. 한센병이 속해 있다는 ‘소외열대질환(NTD)’은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A3. 말 그대로 전 세계적인 보건 관심이나 의약품 개발 투자에서 ‘소외’된 질병 20여 가지를 뜻합니다. 주로 열대 지역 빈곤층에서 발생해 선진국이나 대형 제약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지만, 전 세계 인구의 약 10억 명 이상이 이 병으로 고통받고 있어 국제 연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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