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8일 (수)

약가 인하 논의에 참여한 노동계 “강행 땐 투쟁 불사”

제약업계 비대위, 향남제약단지서 간담회 개최

22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한국제약협동조합에서 진행된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 모습. 왼쪽부터 조용준 비대위 부위원장. 노연홍 비대위 공동위원장. 전혜숙 경기도일자리재단 이사장, 이장훈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의약·화장품 분과 의장. 사진=박병탁 기자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노동계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제약사의 수익성 저하가 결국 대규모 실직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노동계는 약가제도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투쟁’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다.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한국제약협동조합에서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노총 화학노련 의약·화장품 분과 노조위원장단, 향남제약단지 입주기업 대표 및 공장장 노사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가 진행된 곳은 의약품 제조시설이 모여있는 향남제약단지다. 이곳에는 36개 제약사 39개 공장이 모여 있는데, 전체 근로자가 4281명에 이른다. 여기서 발생하는 매출은 연간 7조7150억원으로 국내 의약품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향남단지는 국내 최대 의약품 생산단지로, 정부의 약가제도 강행 시 일자리 측면에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곳”이라며 간담회 장소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노동계는 △제약산업 노동자·노조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 설치 △약가제도 개편 전면 재검토 △제약산업 일자리 보호 및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장훈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의약·화장품 분과 의장은 “2012년 약가 인하 때도 많은 제약사가 무너졌고 직원 감원이 있었다”며 “이번 약가 개편안도 임금 인하, 일자리 창출 중단 등의 문제를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약가인하 정책을 강행하면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동인 화학노련 의약화장품분과 사무국장은 “아직 제도가 개편 되지 않았기 때문에 뚜렷하게 투쟁 시기를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제도가 시행된다면 제약산업이 붕괴와 함께 고용불안과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고, 저희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에 투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는 기존 주장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비대위는 제네릭 약가가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40%대로 귀결되면 연간 최대 3조6000억원의 피해와 제약산업 종사자(12만명)의 10%에 해당하는 1만4800명이 실직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지난 12월 간담회 이후 정부와 얼마나 접촉했는 지에 대해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물밑에서 지속적으로 여러 형태로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은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 산정 기준을 현행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에서 40%대로 내리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제약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2월 건강정책심의위원회에서 개편안 의결할 예정이다.

3선 의원 출신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전혜숙 경기도 일자리재단 이사장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과거에도 급격한 약가 인하로 인해 필수의약품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며 “약가 인하는 전문가·산업계와 조율해서 점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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