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스마트병원 넘어 ‘AI 증강병원’으로…은성의료재단, 큰 그림 내놨다

"2026년은 디지털 전환과 환자 경험 혁신의 원년" 선포

“AI와 디지털 기술은 병원의 본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지난 13~14일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이틀간 열린 은성의료재단(좋은병원들)의 ‘2026년도 경영전략 워크숍’. 이들은 새해를 ‘디지털 전환과 환자 경험 혁신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스마트병원 넘어 ‘AI 증강병원’으로…은성의료재단, 큰 그림 내놨다
사진=은성의료재단

구자성 이사장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스마트병원을 넘어 인공지능 증강병원(AI Augmented Hospital)을 화두로 내놨다. 의료계가 주로 내거는 ‘스마트’ 대신 ‘증강(增强, Augmented)’이란 새로운 개념을 꺼내 든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부산인공지능융합기술협회장,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DHP(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의 파트너로 활동해온 그의 평소 철학이 병원 경영 전략에 본격적으로 이식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 좋은병원그룹을 이끌어온 부모, 구정회(회장)-문화숙(좋은문화병원장) 시대 이후에 펼쳐질 대항해의 방향타인 셈이다.

'자동화'를 넘어 '지능의 확장'으로

대다수 병원이 표방하는 ‘스마트 병원’이 키오스크 도입이나 로봇 배송 등 행정·물류의 ‘물리적 자동화’에 머물고 있다면, 구 이사장이 제시한 ‘AI 증강 병원’은 기술이 의료진의 판단 능력을 보조하고 강화하는 단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날 워크숍 2부 특강에서 구 이사장은 ‘AI 기반 진료지원 시스템(CDSS)’과 ‘데이터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을 핵심 전략의 하나로 꼽았다. DHP 파트너로서 다양한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혁신 기술을 접해온 그의 경험이 녹아 있는 대목이다.

구자성 이사장. 사진=은성의료재단

재단 산하 12개 병원(급성기 5, 요양 7)과 3100여 병상에서 쏟아지는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의료진에게 최적의 치료 옵션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의료 과실을 줄이며 진료의 질을 상향 평준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즉,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의사가 중심이 되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것.

디지털, 결국은 ‘사람(환자·직원)’을 향하다

이번 워크숍의 세부 발표 주제들(좋은삼선병원 ‘환자 경험 향상’, 좋은문화병원 ‘PA 운영 방안’)까지 살펴보면, 좋은병원그룹의 디지털 전략이 지향하는 종착지가 명확해진다. 바로 ‘업무 경감’과 ‘환자 몰입’이다.

구 이사장은 평소 “디지털 전환의 목표는 의료진이 모니터가 아닌 환자의 눈을 보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단순 반복 업무나 행정 업무는 AI와 자동화 시스템(RPA)에 맡기고, 확보된 인력과 시간을 환자 케어(care)에 쏟겠다는 얘기다.

갈수록 심화되는 지방 의료 인력난을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현실적인 해법이기도 하다. 부산·경남권을 대표하는 종합병원 그룹으로서, 인력 중심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시점에서 기술을 통한 ‘생산성 증강’을 꾀하는 셈이다.

2026년, ‘오픈 이노베이션’ 테스트베드 될까?

지역 의료계에서는 구 이사장의 넓고 다양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고려할 때, 2026년 은성의료재단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헬스케어 스타트업들과의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대학병원보다 의사결정 속도가 빠른 재단 병원의 장점을 살려, 유망한 AI 솔루션을 현장에 가장 먼저 적용(Test-bed)하고, 또 실증하는 거점 역할을 자처할 가능성이 높다. 구정회 회장(창업자)이 “재단과 산하 병원들이 긴밀히 협력해 신뢰받는 의료기관으로 거듭나자”고 강조한 것 역시, 12개 병원 네트워크를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묶어내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해온 하드웨어 확장을 뛰어넘어 소프트파워(지능) 강화를 택한 좋은병원그룹. 이들이 2026, 병오년(丙午年)을 맞아 띄워 올린 ‘AI 증강’이라는 화두가 지역 거점 병원의 새로운 생존 방정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만일 성공적이라면, 이는 지역을 넘어 전국 중소병원계에도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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