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혀에 통증을 깨문 상처라고 가볍게 여기다 암이라는 것을 알게 된 21세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암 치료를 위한 혀 재건수술에서 팔의 문신이 혀로 옮겨간 에피소드도 화제가 됐다.
영국 매체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연극배우 해리엇 트루윗(21)은 지난 봄, 혀 오른쪽에 생긴 작은 궤양을 발견했다. 처음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간질 발작 중 혀를 깨문 데 따른 상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궤양은 3개월 동안 낫지 않았고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결국 조직검사에서 혀암의 대표적 형태인 ‘편평세포암 2기’가 확인됐다.
해리엇은 병원에서 12시간에 걸친 수술을 두 차례 받았다. 종양이 자리 잡은 혀 절반을 절제한 뒤, 팔 피부와 혈관을 떼어 혀를 재건하는 미세수술이 뒤따랐다. 이 과정에서 그가 팔에 새겨 두었던 작은 ‘세미콜론(;)’ 문신도 함께 이식됐다. 정신 건강 인식과 희망, 회복을 의미로 팔에 새겼던 이 문신은, 혀 아래로 옮겨간 것이다.
재건 수술 이틀 뒤, 혈관 연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응급 재수술까지 이어졌다. 큰 수술 후에는 말하기와 삼키기 기능을 다시 훈련해야 했으며, 암이 퍼지지 않도록 맨체스터 크리스티 병원에서 양성자 치료를 추가로 받았다. 얼굴이 부어 외모가 변하기까지 한 시기였다.
그는 연기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언어 치료를 받고 있다. 약간의 혀 짧은 소리가 남았지만, 2026년 석사 진학과 연극 무대 복귀를 목표로 조금씩 삶을 되찾는 중이다. 해리엇은 자신의 SNS에서 이 경험을 통해 궤양이 오래가면 절대로 방치하지 말고, 아프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강암 중 가장 흔해…최근 젊은 환자에서 HPV 연관성 증가
혀의 편평세포암은 구강암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로, 혀 표면을 덮고 있는 편평상피세포에서 발생한다. 전체 구강암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혀의 측면옆부분과 뒤쪽에서 잘 발생한다. 흡연과 음주가 주요 위험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환자층에서도 HPV(인유두종바이러스) 연관 사례도 서서히 늘고 있다.
초기에는 작고 단순한 궤양처럼 보이지만, 통증이 동반되고 2주 이상 지속되면 악성 가능성을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 자가 치유가 잘 되는 일반 구내염과 달리, 암성 궤양은 주변이 단단하게 만져지거나 가장자리가 불규칙한 경우가 많다.
혀에 편평세포암의 위험이 큰 이유는 혀가 혈관과 림프관이 매우 풍부한 장기라는 점에 있다. 즉, 암세포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깊은 조직이나 경부 림프절(목 림프절)로 퍼질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서도 편평세포암은 조기에 침윤이 진행되는 특징을 보이며, 진단 당시 일정 비율에서 이미 경부 림프절 전이가 확인된다. 병기가 올라갈수록 생존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예후 결정 요인으로 꼽힌다.
구내염이나 상처라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도 많아, 2주 이상 지속 시 진료 필요
진단은 조직검사가 유일한 확진 방법이다. 단순 구내염과 동일한 모습일 수 있기 때문에 임상 경험만으로 구분하기 어렵다. 환자 스스로 '스트레스로 생긴 구내염', '씹어서 생긴 상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병원을 늦게 찾는 경향도 있다. 병원에서는 시진과 촉진을 통해 병변의 모양, 질감, 경계를 확인한 후, 2주 이상 낫지 않는 궤양이라면 반드시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치료는 병기와 병변의 위치에 따라 수술이 기본이 된다. 특정 범위를 넘어선 경우엔 방사선 치료나 항암·방사선 병합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혀의 절제 범위가 넓어지는 경우, 미세수술로 팔·다리·복부 등에서 피부와 혈관을 떼어 혀를 재건한다. 연하와 발음 같은 기능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재건 수술 후에는 언어 치료와 삼킴 재활이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도 기능 회복은 개인차가 크다. 최근에는 양성자 치료처럼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이는 고정밀 방사선 요법이 도입돼 치료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혀의 편평세포암은 초기에 발견할 경우 5년 생존율이 70% 안팎으로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진단이 늦어져 목 림프절 전이가 발생한 뒤에는 생존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혀라는 장기 특성상 일상적인 통증, 자극과 혼동되기 때문에, 2주 이상 아프고 낫지 않는 궤양이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