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이 먹는 비만약 시장에 뛰어든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약들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과 근육 손실 등의 취약점을 개선하고 약효를 높여 후발주자로서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일라이 릴리가 임상 2상 중인 비만치료제가 3중 작용제인데, 저희는 4중 작용제 후보물질 3개에 대해 연말까지 개발 단계 임상을 끝낼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품목 허가를 위한 전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만 치료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단독 작용 방식에서 진화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비만약은 GLP-1을 포함한 2중·3중 작용제가 주류인데, 셀트리온은 차세대 기술인 4중 작용제 방식을 적용해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 등의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치료제 'CT-G32'는 기존 제품이 가진 근손실 부작용 등 한계를 극복하고 체중 감소율도 최대 25%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 회장은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환자 비반응성 및 체중 감소율을 열거하면서 'CT-G32'가 더 우월한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질의 응답에서 서 회장은 “위고비 시대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비만치료제 부작용 중 가장 큰 것이 근육 손실인데, 다중작용제로 넘어가는 이유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며 결국은 경구용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외 공장 증설에 최대 6조원대 투자
셀트리온은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Branchburg) 소재 일라이 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이후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생산능력 증설 작업에 착수한다.
미국 공장 배양기 증설은 1·2차(1만1000L규모 각 3기)로 나눠 진행되며, 증설 이후 총생산능력은 13만2000L에 이른게 된다. 투자금은 공장 인수 및 운영비에 7000억원, 증설에 7000억원 등 1조400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서 회장은 “배양기 6기를 증설하는데 5년 정도 소요된다”며 “정제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게 되면 총 2조원이 드는데, 추가 여부는 미국의 품목 관세 문제가 마무리 된 이후에 결론 내릴 것”이라고 했다. 한·미간 관세 협상은 큰 틀에서 마무리됐지만, 세부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제네릭에 바이오시밀러가 포함되는지 등이 핵심 확인 사항이다.
국내 공장에 대한 투자도 단행한다. 서 회장은 앞서 16일 용산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 회의’에서 국내 투자금액 규모로 4조원을 언급했다. 송도 캠퍼스 내 건설 중인 액상 완제의약품 공장과 신규 원료의약품(DS) 공장(인천 송도), 신규 완제의약품(DP) 공장(충남 예산), 신규 PFS(Pre-Filled Syringes, 사전 충전형 주사기) 생산공장(충북 오창) 신설 등이다.
“4분기 실적, 분할 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쟁 가능”
셀트리온은 올해 4분기 실적 개선을 예고했다. 서 회장은 “4분기 매출이 30% 이상 성장하고, 매출 원가는 35% 아래, 영업이익률은 40%대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며 “4분기부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할하기 전 영업이익과 비교해 누가 더 많을지 경쟁해 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시 사항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셀트리온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주주환원 정책, 연구개발(R&D) 투자, 재무구조 견실화에 나눠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R&D 규모가 내년 8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서 회장은 "조만간 R&D 비용이 1조원을 넘어가 바이오시밀러 전문업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예상 EBITDA는 1조3810억원, 영업이익은 1조800억원이다.
실적 성장은 셀트리온이 신약 기업으로 거듭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11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연평균 2~3개씩 13년 간 총 30여개 제품을 추가해 2038년까지 41개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회사의 장밋빛 전망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앞서 서 회장이 자신했던 짐펜트라 매출 전망치가 출시 초기 1조원에서 미국 보험사 등재 지연과 유통구조 판단 착오 등으로 현재 3500억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되는 등 시장 신뢰가 하락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짐벤트라 매출과 관련해 “트럼프의 약가인하 등 정책으로 미국 보험사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올 연말까지 정책이 정리되고 과도기가 지나면 내년에는 의미있는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짐펜트라가 약가 인하의 대상이냐도 협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유럽에서는 짐펜트라가 바이오베터로 허가를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약가 인하 대상인지 모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