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9일 (목)

“60일 내 약값 내려라”…트럼프, 17개 제약사에 공개서한

애브비·화이자 등 겨냥…신약 최혜국 약가 대우 등 4대 조치 요구

[사진=AI 이용해 생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약값을 해외 수준으로 낮추라고 요구하며 주요 다국적 제약사에 '60일 시한'을 제시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애브비, 암젠 등 17개 주요 제약사에 약가 인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미국 소비자가 동일한 약을 해외보다 최대 3배까지 비싸게 사는 구조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며 2개월 뒤인 9월 29일까지 구체적 약가 인하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 5월 그는 '미국 환자에게 최혜국대우 약가를 보장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그는 서한에서 “그동안 제약업계가 제출한 해법은 책임 전가와 수천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요구에 불과했다”며 “이제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미국 가계의 약값 부담을 즉시 낮추기 위한 진정성 있는 약속”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제약사에 다음 네 가지 핵심 조치를 60일 안에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메디케이드 환자에게 ‘최혜국(MFN)’ 가격 적용 ▲신약에도 MFN 약가 보장 ▲소비자직접판매(DTC) 또는 기업직접판매(DTB) 등을 통한 대폭 할인 ▲해외에서 발생한 추가 수익을 미국 환자와 납세자에 환원 등이다. 최혜국 가격은 선진국들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의 약가를 미국에도 적용하겠다는 원칙이다.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글로벌 약가 형평성 달성을 위한 협력적 노력은 기업, 정부, 미국인 모두에게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라며 “하지만 귀사가 이행을 거부한다면, 우리는 부당한 약가 관행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서한은 애브비,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베링거인겔하임, BMS, 일라이릴리, 독일 머크(EMD 세로노), 제넨텍, 길리어드, GSK, 존슨앤존슨, 머크(MSD), 노바티스, 노보 노디스크, 화이자, 리제네론, 사노피 등 17개사 대표들에게 전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서한을 자신의 SNS 계정에도 직접 공개했다.

하지만 미국 제약사들 사이에선 트럼프의 이런 가격인하 요구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60일 이내에 해결할 수 없는 일이며 향후 혁신 투자 위축 등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스테이시 두세치나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제약사들은 현재 판매 중인 제품 중 일부라도 트럼프가 요구한 직접판매 방식을 통해 미국에서 낮은 가격을 적용할 수 있는 검토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서는 이번 조치가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셀트리온은 31일 주주 서한을 통해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가격 경쟁을 촉진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 인하로 이어진다면 오리지널을 우선시하는 현재 환경이 바이오시밀러와의 직접적인 경쟁으로 전환돼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의 처방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보험사 처방집에 등재돼야 약값 환급이 가능하다. 그동안은 오리지널 의약품이 고정적으로 처방집에 포함됐지만 약가가 내려가면 보험사에 제공하는 리베이트 금액도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오리지널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할 유인이 커지며 바이오시밀러의 등재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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