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7일 (화)

“달리는 뇌, 청각보다 시각정보 우선시”…미스터리 풀었다

국내 연구팀, 동물 실험 통해 후두정피질 활성 메커니즘 규명…감각처리장애 치료 기대

눈위를 달리고 있는 남성
달리는 뇌가 청각정보보다 시각정보를 우선으로 처리한다는 것이 발견됐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달리기를 할 때는 누가 불러도 알아채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연구팀이 동물 실험을 통해 달리기를 할 때는 시각 정보가 청각 정보보다 우선적으로 처리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자폐 스펙트럼, 조현병 등 감각 처리 장애가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부단장인 이승희 교수 연구팀은 행동 상태에 따라 감각 정보를 다르게 통합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눈으로 보는 정보(시각 정보)와 귀로 듣는 정보(청각 정보)를 동시에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TV를 시청할 때 화면을 보고 소리도 들어야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뇌가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를 어떻게 결합하는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였다.

자폐 스펙트럼, 조현병과 같은 감각 처리 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감각을 통합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감각 정보가 뇌에서 통합되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신경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동물 실험으로 후두정피질 역할 규명

연구팀은 시각, 청각 정보가 통합되는 뇌 영역을 찾고자 쥐를 대상으로 특정 뇌 부위를 인위적으로 비활성화하는 약물 주입 실험과 뇌 신경 세포의 활성도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후두정피질이라는 뇌 영역이 시각 정보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영역이 비활성화되면 청각 정보를 시각 정보보다 우선적으로 처리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후 연구팀은 신경 세포의 활성 정도를 측정하는 칼슘 이미징 실험을 통해 후두정피질의 신경 세포들을 자세히 관찰했다. 칼슘 이미징 실험은 신경 세포의 활성도를 형광 이미징으로 시각화해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다.

관찰 결과 쥐가 가만히 있을 땐 후두정피질의 시각 신경 세포가 청각 신경 세포에 의해 억제돼 청각 정보가 우선 처리됐다. 반면 쥐가 달릴 땐 후두정피질이 활성화 돼 시각 정보가 우선 처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각피질 자체는 달리는 동안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제대로 처리했다. 이는 가만히 있거나 달리는 등의 행동 상태가 개별 감각의 처리 능력을 바꾸지는 않지만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감각 정보가 뇌에서 처리될 때 개별 감각 자체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이를 통합하는 방식은 행동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됨을 밝힌 중요한 발견”이라며 “앞으로 감각처리장애 치료를 목표로 하는 특정 뇌 신경회로의 작동 방식을 제시하는 데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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