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봇도 사람이 이용하기 나름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차펙은 체크의 20세기 문학사에서 프란츠 카프카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가진 작가입니다.
차펙은 SF 소설이 장르로 자리매김하기도 전에 멋진 SF 소설들을 썼습니다. 그는 대량생산과 기업의 무한권력, 독재, 폭력, 원자폭탄 등에 대해 비판적으로 예견해 올더스 헉슬리, 조지 오웰과 함께 3대 과학 문학가로 꼽힙니다.

차펙은 《로섬의 로봇》이란 희곡에서 로봇이라는 말을 처음 썼습니다. 이 희곡은 로섬이라는 괴팍한 과학자가 노예로 부리기 위해 기계인간을 만들었지만 감정을 주입받은 기계인간이 반란을 일으켜 세상을 정복한다는 줄거리입니다. ‘로봇’은 체크어로 ‘농노의 일’ ‘힘든 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는 《옥스퍼드 영어 어원 사전》 편집진에게 쓴 편지에서 이 단어는 자신이 아니라 형 조세프의 아이디어라고 밝혔습니다. 조세프는 나치 점령 때 베르겐 벨센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로봇은 의료계에서도 활용되고 있어, 요즘 대형병원마다 ‘로봇 수술’이 유행입니다.
2005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필두로 병원들이 앞다퉈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로봇수술을 하는 의사들은 “부작용이 최소화됐고 회복 기간이 짧아졌다”고 자랑합니다. 하지만 비판도 만만찮습니다. 로봇수술은 장점이 지나치게 부풀려졌고 큰 수술은 외과의 대가(大家)에게 받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입니다. 또 비보험인 비싼 치료비도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장비 도입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수술을 옹호하는 의사는 “지금은 적용 분야가 한정적이지만 향후를 위해서라도 이 분야에 등한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대체로 전립선암, 대장암, 방광암 등 특정한 암 환자가 암 부위를 뿌리째 자를 필요가 없을 때, 암이 번지지 않았을 때, 하루라도 빨리 병실을 나가야 할 때엔 로봇수술을 받고, 나머지 경우에는 대부분 기존 치료법을 받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로봇수술도 결국 사람이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관건인 듯 합니다. 의사나 환자 모두 자신의 선택에 따라 로봇을 좋은 친구로도, 반란자로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오페라의 유령이 기록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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