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벌레가 있다" 호소한 女...정신병 진단 1년 후 사망, 사실 '이 병'이었다
환각과 편집증 증상에 조현병 진단 받았으나 뒤늦게 뇌종양으로 밝혀져
조현병 진단을 받았으나 이후 뇌종양으로 뒤늦게 밝혀져 1년을 채 살지 못하고 사망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더선의 보도에 의하면, 40대였던 바네사 러든은 20대부터 환각과 편집증 등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조현병 진단을 내렸다. 증상은 수년에 걸쳐 악화되어 병원에도 여러 차례 입원했다. 바네사는 치료에 항의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정신보건법에 따라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일도 있었다. 바네사는 “뇌에 벌레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말도 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의사는 정신적인 문제라며 이를 무시했다.
그의 증상에 대한 원인이 밝혀진 건 사망하기 전 1년도 안 된 시점이었다. 발작 증상이 나타나 MRI 검사를 받았는데, 이 때 뇌종양이 발견된 것이다. 바네사는 교모세포종 4등급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종양은 골프공 크기였고, 왼쪽 측두엽에서 10년 넘게 발견되지 않은 채 자라고 있었다. 종양이 발견된 후 종양 대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의사는 몇 달 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며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진단을 받은 바네사는 곧바로 이를 받아들이고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모교를 방문하고, 심지어 자신의 장례식을 준비했다. 그리고 2018년 10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세상을 떠났다.
바네사의 언니인 조지나 도허티(46세)는 “스캔 검사가 조금만 더 일찍 이루어졌다면 바네사는 아직 살아있을지 모른다”며 “바네사에게 나타난 증상은 종양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지나는 자선단체 뇌종양 연구소와 함께 뇌종양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바네사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
진행 속도 빠르고 예후 나쁜 교모세포종…종양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른 증상 보여
교모세포종은 뇌에서 발생하는 종양 중 가장 공격적이고 흔한 유형의 뇌종양이다. 뇌와 척수 내부에 있는 신경교세포에서 기원한 종양인 교종 중 하나로 세계보건기구(WHO) 뇌종양 분류 4등급의 악성 종양이다. WHO는 뇌종양 등급을 악성도에 따라 1등급(양성 뇌종양)에서 4등급(악성 뇌종양)으로 분류한다. 교모세포종의 발병률은 1년에 10만명당 약 3~4명 정도이며, 일반적으로 5년 생존율은 10%를 밑돈다.
뇌종양은 자라면서 부위별로 정상적인 뇌의 기능을 방해하게 된다. 보통은 뇌압 상승에 의한 증상이 처음 나타나는데 두통, 간질발작, 기억력 상실, 행동 변화 등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다른 증상은 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종양의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다른 뇌종양과 마찬가지로 원인은 아직 불명확하지만, 유전적 요소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는 수술로 최대한 종양을 제거하고 방사선치료 및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는 치료를 할 수 있으나, 다른 종양에 비해 예후가 상당히 나쁜 편이다.
현재 교모세포종에 대해 권장되는 조기검진법은 없지만 30세 이후 간질 발작을 처음 경험한 경우나 진통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두통, 혹은 진행성 마비 증세 등이 있을 때는 검사를 받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