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바이오, 혼란스러운 증시에서 주목할 종목”

항암물질 이전받은 씨스톤, 미국혈액학회서 긍정적 데이터 발표

[사진=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리가켐바이오가 혼란스러운 증시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제약바이오 주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를 내고 “혼란스러운 증시가 이어지는 지금,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에 주목한 종목으로 리가켐바이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는 리가켐바이오의 항암제 후보물질 ‘LCB71’를 들었다. LCB71은 암세포에서 과발현되며 암세포의 성장을 돕는 단백질 ‘ROR1’을 표적으로 삼는 ADC(항체약물접합체)다. 2020년 리가켐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한 중국 제약사 씨스톤은 지난 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 혈액학회(ASH2024)에서 LCB71의 추가 데이터를 발표했다. 현재 시스톤은 미국, 호주, 중국에서 림프종과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LCB71의 임상 1a/1b상을 진행하고 있다.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LCB71은 B세포 림프종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1a상 시험에서 48.4%의 객관적 반응률을 기록했다. 특히 권장 용량(1.75mg/kg) 투여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76.9%로 확인됐다. 3차 치료 이상의 이력을 가진 환자가 약 82%를 차지함에도 약 절반 정도가 종양 크기 감소와 같은 긍정적인 치료 반응을 보인 점이 의미있다는 평가다.

또한 부작용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중증 부작용 발생률은 45.5%로 경쟁 약물에 비해 호중구 감소증이나 빈혈 등의 혈액학적 부작용 발생 확률이 낮게 나타났다.

해당 학회에서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ROR1 표적 ADC인 ‘MK-2140’의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1차 치료제 임상 2상 결과도 업데이트됐다. 연구 결과 객관적 반응률은 1.75mg/kg에서 100%, 전체 97.2%로 나타났다. 다만 치료제 관련 부작용이 100% 발생했고, 이중 심각한 부작용 비율도 전체 11%에 이르렀다.

김민정 연구원은 “동일한 ROR1을 타겟하는 MK-2140가 DLBCL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더 높은 수준의 결과를 확보하였다는 사실은 리가켐바이오에게도 분명한 호재”라며 “이는 MK-2140 파이프라인의 성공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병용 투여 시 ROR1 표적치료제의 성공을 의미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ROR1 표적 치료제에서는 머크와 리가켐바이오가 가장 경쟁에서 앞서 있다”며 “그 중 머크 약이 혁신신약(first-in-class)이라면 리가켐바이오의 LCB71은 이번 미국 혈액학회에서 ROR1 ADC 내 계열내최고약물(best-in-class)임을 명확히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약물의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LCB71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씨스톤이 지난 8월 실적 발표에서 내년까지 ROR1 ADC를 제3자 기술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DLBCL 시장 강자였으나 치료제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는 로슈와 혈액암을 ADC로 접근하고자 하는 화이자가 대상자로 유력할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LCB71은 머크의 MK-2140에 비해 출시는 약 2년 가량 느릴 수 있으나 압도적인 효능으로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기존 DLBCL 1차 치료제이거나 임상 진행 중인 약물들은 혈액학적 부작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이며 이런 단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니즈가 존재한다”며 “LCB71이 이후 에서도 긍정적인 안전성 결과를 유지한다면, 이런 수요에 충분히 부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매크로적(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주가가) 고점 대비 약 30% 하락했으나 리가켐바이오의 펀더멘탈은 달라진 점이 없다”며 “향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주가 상승 여지는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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