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큐보 급여등재 임박, 소화제 'P-CAB' 시장 3파전 격돌 앞둬
예상청구금액 협상 합의 완료...10월 등재 가능성 ↑
국산 37호 신약이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의 급여등재가 임박했다. 내달이면 P-CAB 시장이 3파전으로 개편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의 급여 등재가 이르면 내달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단과 제일약품은 전날 예상청구금액 협상에 합의했다.
앞서 지난달 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 제일약품, ‘큐제타스’, 제일헬스사이언스 ‘온캡’ 등 자스타프라잔 3개 품목에 대해 고시 평가금액 이하로 수용 시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판정했다. 이후 제일약품은 심평원이 제시한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90% 이하'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사가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90% 이하를 수용하면 공단과의 약가 협상이 생략되고, 예상청구금액 협상만 진행되기 때문에 빠르게 급여 등재가 가능하다. 앞서 P-CAB 시장에 펙수클루를 출시한 대웅제약도 90% 약가를 수용하면서 빠르게 시장에 진입했었다.
이제 자큐보 앞에 남은 절차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급여를 고시하는 것뿐이다. 앞단의 절차들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남은 절차들도 신속하게 처리되면 오는 10월 등재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P-CAB 시장에서 처음 출시된 HK이노엔 케이캡의 정당 가격은 1300원,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939원이다. 자큐보 약가는 이들보다 낮아질 수 있다.
자큐보가 등재되면 국내 P-CAB 시장은 케이캡과 펙수클루, 자큐보 3파전으로 개편된다. 2019년 3월 케이캡 출시에 따라 개화한 P-CAB 시장은 2022년 7월 펙수클루가 진입하면서 더욱 확대됐다. 2021년 1000억원 대였던 시장은 지난해 2000억원 대로 성장했다.
이에 제일약품은 후발주자인 자큐보를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키기 위한 마케팅 활동에 한창이다. 제일약품은 지난달 서울과 대구에서 영업·마케팅 임직원 400명을 불러 놓고 ‘자큐보 POA’를 실시했다. 자큐보의 세일즈 전략과 목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 것. 또한 지난 5일에는 동아ST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소화기 품목을 다수 보유한 동아에스티와 손을 잡고, 영업과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빠르게 적응증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미 허가받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뿐 아니라 위궤양과 함께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 유도성 소화성 궤양 예방 등 다양한 적응증 확대를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구강붕해정 등 제형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케이캡 적응증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소화성 궤양 또는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25mg) 등 5개다. 펙수클루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급성위염·만성위염의 위점막 병변 개선(10mg) 등 2개가 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아직 PPI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소화기용제 시장에서 P-CAB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