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2분기 제약시장 매출 성장률 1위...비만·당뇨약 인기 '후끈'

릴리, 분기 매출 36%↑...노보노, 성장 정체기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비만과 당뇨약 사업이 성장 가도를 달리며 올해 2분기 매출 실적 1위 자리에 올랐다.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 '마운자로(당뇨병)'와 '젭바운드(비만)'가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최근 관련 업계의 분기 실적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상위 25개 제약사 중 릴리는 이번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가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 이상의 매출 성장률를 보인 글로벌 톱5 제약사는 릴리에 이어 노보 노디스크, 아스텔라스, 다이이찌 산쿄, 암젠 순이었다.

이번 분기까지 최근 여섯 분기 연속으로 릴리와 덴마크 소재 글로벌 빅파마 노보 노디스크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우 2023년 1분기부터 매 분기마다 전년 동기 대비 22%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릴리는 같은해 2분기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최소 28%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이러한 매출 실적은 비만과 당뇨약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GLP-1 치료제의 인기 때문이다. GLP-1 유사체 작용제는 혈당을 조절하는 것 외에도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해 살을 빼는 작용을 한다.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과 당뇨약 시장에 GLP-1 치료제를 출시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보고서를 보면, 이들 GLP-1 치료제가 2030년 당뇨병 및 비만약 시장 점유의 9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 규모로만 1420억 달러(한화 약 189조92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작년 GLP-1 시장 규모 370억 달러(49조4800억원)와 비교해 네 배 가까이 몸집을 키운 수치다.

최근 릴리의 매출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정체기를 맞은 노보 노디스크를 추월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이번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지만, GLP-1 계열 성분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하는 당뇨약 '오젬픽'의 매출이 43억 달러(5조7500억원)로 지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성분을 공유하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 매출도 17억 달러(2조2700억원)로 당초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높아진 인기 덕에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현 상황과도 결부된다.

반면, 릴리의 경우 GLP-1 계열 '터제파타이드'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 매출이 31억 달러(4조1400억원)를 기록하며, 예상치인 24억 달러를 넘겨 최고점을 찍었다. 동일한 성분을 사용한 비만약 '젭바운드' 매출 역시 12억 달러(1조6000억원)로, 시장 예상치 8억19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주요 투자분석업체인 써드브릿지는 릴리의 2분기 실적을 "경이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회사 시가총액이 10%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감소한 기업은 비아트리스(-3%)와 바이엘(-1%) 두 곳이었으며, 바이오젠과 머크는 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이들 4개 기업은 이번 분기 연속 매출이 4% 이상 증가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로 전환됐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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