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잠 90분 덜 잤더니…내 몸에 이런 변화가?

6주 동안 덜 자도 혈관 내벽 세포 파괴…심혈관병 위험 쑥↑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직장 여성이 많다. 6주 동안 하루에 90분씩 덜 자도 혈관 내벽 세포에 염증이 생기는 등 심장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성들이 삶에 쫓겨 잠을 하루에 90분씩 6주 동안만 덜 자도 혈관 내벽의 세포가 파괴돼 심혈관병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대 의대 연구팀은 워싱턴 하이츠에 거주하는 여성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수면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매일 밤 7~8시간 수면을 취하는 건강한 여성 35명을 선별해 12주 동안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6주 동안 평소대로 잠을 잘 자게 한 뒤, 나머지 6주 동안 평소보다 90분 잠을 덜 자게 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수면 시간을 손목에 착용하는 수면 추적기로 확인했다.

연구 결과 단 6주 동안 수면시간을 줄이면 혈관을 감싸고 있는 세포가 손상돼 산화물질로 넘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세포는 파괴적인 분자를 없애는 항산화 반응도 일으키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세포에 염증이 생기고 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등 심혈관병 발병의 초기 단계에 들어갔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의 대도시 직장여성은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 아이들을 문밖으로 내보내고 서둘러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하지만 밤엔 자정까지 빨래를 하거나 새벽 1시까지 공과금을 납부하는 등 집안일을 처리하느라 깨어 있을 수 있다. 미국인의 약 3분의 1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으며, 하루 권장 수면시간(7~8시간)에 못 미치는 5~6시간만 잠을 잔다. 한국에서도 맞벌이 부부가 크게 늘면서 이런 직장 여성이 많다.

하지만 가벼운 수준의 만성적인 수면 부족도 훗날 심장병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보면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사람에 비해 나중에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산자 젤릭 교수(수면의학센터 소장)는 "이 결과는 가벼운 만성 수면부족이 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직접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그녀는 “밤에 최소 7~8시간만 자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Mild sleep restriction increases endothelial oxidative stress in female persons)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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