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뇌성마비 환아 출생부터 치료까지 정보 구축"
환자 문제점 파악하는 등록 시스템 구축…뇌성마비 재활의료, 정책 개발에 활용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뇌성마비 환아들의 출생부터 진단, 치료현황 등 임상정보를 수집하는 전국적인 레지스트리 사업을 시작했다. 질병 관련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뇌성마비 아동 대상 재활의료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함이다.
세브란스병원이 주관하고 소아발달재활의학회와 협력하는 이번 사업은 삼성서울병원, 부산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병원 등 41개 기관이 참여해 3년간 진행된다.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으로부터 연간 2억5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사업의 특징은 다양한 임상정보를 쉽게 입력할 수 있도록 온라인 기반의 등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연구팀은 뇌성마비와 관련한 의학적 정보는 물론 환자의 사회적·경제적·심리적 문제점 등을 통합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수집한 데이터는 뇌성마비 환아 대상 진료가이드라인·사회서비스·정책 등 개발에 활용된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6월부터 연구실무자 워크샵을 진행했으며 이달부터 환자 등록을 시작했다.
뇌성마비는 소아 운동 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1000명당 2~2.5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성마비는 뇌의 발달 과정에서 구조적 또는 기능적으로 뇌손상으로 인해 운동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감각, 인지, 의사소통, 이차적 근골격 문제 등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와 의료적 지원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뇌성마비 관련 데이터 구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1998년부터 ‘유럽뇌성마비감독’(SCPE)을 구축했으며, 호주에서는 2008년부터 연방정부 차원에서 ‘호주뇌성마비등록’(ACPR)을 설립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국에서도 2008년부터 노스웨스턴대학교, 시카고 재활병원, 시카고대학교가 연합해 ‘뇌성마비 연구등록’(CPRR)을 시작하며 뇌성마비 등록 시스템 구축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체계적인 뇌성마비 등록 시스템이 없어 심층적인 데이터 정리, 분석이 이뤄지지 않아 효과적인 재활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정보가 부족했다.
연구책임자인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나동욱 교수는 “레지스트리 구축 사업을 통해 뇌성마비 아동이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 등을 파악할 계획”이라며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