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3일 (화)

눈·피부 노랗고 콜라색 소변 본 60대女⋯느닷없는 췌장암?

췌장암 중 췌관 선암으로 확진⋯췌장-십이지장 절제술 받아/황달 증상의 원인, 기포성 담낭과 담낭 팽만으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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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노란 꽃을 배경으로 미소를 띠고 있다. 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과 콜라색 소변 증상을 보이면 췌장암, 담도암, 담석증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사진은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63세 여성이 어느 날부터 눈에 띄게 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콜라 색 소변을 보는 증상을 보였다. 평소 혈압이 높고 과체중이며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간 지방증을 앓던 이 환자는 가족 도움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검사 결과 빌리루빈 수치가 정상 범위를 크게 웃도는 9.3 mg/dL까지 치솟아 있었고, 간 기능 수치와 담즙 정체 지표도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 검사를 거쳐 확인된 원인은 췌장 머리 부위(췌두부)에 생긴 30mm 크기의 종양이었다.

이 췌장암은 주요 혈관과 맞닿아 있어 당장 췌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하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수술 전 항암 치료(신보조 요법)로 종양 크기를 줄이면 완전히 잘라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진은 정밀 검사 후 환자에게 췌관 선암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또한 막힌 담즙을 빼내기 위해 내시경으로 담도 스텐트를 먼저 넣은 뒤, 수술 전 항암 치료(신보조 요법)로 종양의 크기를 줄여 완전히 잘라내기로 했다.

하지만 항암 치료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중 환자는 특별한 통증이 없는데도 황달 증상이 급격히 심해지며 빌리루빈 수치가 29 mg/dL까지 치솟는 위기를 맞았다. 복부 CT를 다시 찍어보았으나 스텐트는 제자리에 잘 있었고 담도도 막히지 않은 상태였다.

원인은 스텐트가 아닌 엉뚱한 곳에 있었다. 담낭 내부에 갇힌 고압의 공기, 즉 기포성 담즙증이 담도를 외부에서 눌러 담즙 흐름을 막는 기능적 폐쇄를 일으키고 있었다. 의료진은 갇힌 공기를 빼내기 위해 경피적 담낭천자술을 했다. 담낭 속 압력을 높이던 공기가 빠져나가자 빌리루빈 수치는 안정을 되찾았다.

이후 환자는 강도 높은 항암 치료를 시작해 총 12주기를 별다른 부작용 없이 잘 마쳤다. 이어 췌장-십이지장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조직 검사 결과 전형적인 췌관 선암으로 확진됐다. 환자는 정기 추적 관찰을 받으며 암 재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자치대 대학병원 연구팀은 이 사례 연구 결과(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 with atypical biliary obstruction secondary to tension pneumobilia: a case report)를 최근 국제 학술지 《의학 사례 보고서 저널(Journal of Medical Case Reports)》에 발표했다.

사례 속 환자처럼 황달과 콜라 색 소변이 함께 나타나는 것은 주로 담즙의 흐름이 막히거나 간세포가 손상돼 몸 안의 담즙 배출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리는 전형적인 신호다. 황달, 콜라색 소변과 관련된 대표적인 병으로는 췌장암, 담도암(간외 담도암), 담석증 등을 꼽을 수 있다.

간암에 속하는 간내 담도암은 간속에 파묻힌 가는 담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황달이 잘 나타나지 않고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간 밖으로 빠져나와 십이지장으로 흘러가는 간외 담도(총담관 등)에 암이 생기면 담도가 쉽게 막히며, 이 때문에 빌리루빈이 혈액으로 역류하면서 눈에 띄는 황달과 콜라 색 소변이 가장 대표적인 조기 증상으로 나타난다.

담즙이 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혈액 속으로 역류하면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져 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발생한다. 역류된 빌리루빈이 소변으로 배출되면 콜라 색처럼 짙은 소변을 보게 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 국내에서 매년 췌장암에 새로 걸리는 환자는 약 9700여 명이다. 이는 전체 암 발생의 3.4%에 해당한다.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췌장암의 전체 5년 상대 생존율은 약 17%로 주요 10대 암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췌장암의 생존율은 병기와 치료 접근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암세포가 주변으로 퍼지지 않고 오직 췌장에만 국한돼 조기 발견 후 수술이 가능한 단계(국한 단계)에서는 5년 생존율이 40~50%에 이른다. 반면 진단 당시 이미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가 진행된 경우에는 생존율이 2%대로 뚝 떨어진다.

최근 국내외 췌장암 연구 및 임상 현장에서는 조기 진단과 치료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간단한 혈액 검사로 췌장암을 높은 확률로 식별할 수 있는 다중 바이오마커 기반의 조기 진단 키트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췌장암 환자의 유전자 변이 특성을 정밀 분석하는 맞춤형 치료와 생존 기간을 늘리기 위한 신약 및 복합 항암 화학요법 연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의하면 췌장암은 전체의 약 85% 이상을 차지하는 췌관 선암을 비롯해 신경내분비 암, 선방세포 암, 낭성 암종 등으로 이뤄져 있다. 췌관 선암 환자는 진단 당시 무력감과 체중 감소, 복통이나 황달을 호소한다. 췌장에 국한된 초기라면 수술적 절제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례 속 환자처럼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합병증이 동반될 때는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외과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협진이 필수적이다. 철저한 감별 진단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1. 담도 스텐트가 있는데도 왜 황달이 다시 심해졌나요?

A1. 스텐트 자체가 막히지 않았더라도, 담낭 내부에 갇힌 공기(기포성 담즙증)가 높은 압력으로 담도를 외부에서 눌러 담즙 흐름을 막는 '기능적 폐쇄'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Q2. 췌장암 수술 전 항암 치료(신보조 요법)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A2.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미세한 전이를 사전에 치료해, 암을 완전히 도려내는 수술(R0 절제)이 가능하게 돕는 중요한 치료 전략입니다.

Q3. 이번 사례가 환자와 의료진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요?

A3. 담도 배액이 정상적으로 보이는 환자라도 원인 모를 황달이 지속된다면 기포성 담즙증 같은 드문 합병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복잡한 암 치료 과정에서는 철저한 감별 진단과 협진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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