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면역력이 저하된 주민이 가시아메바에 의한 희귀 뇌 감염으로 숨졌다. 이 환자는 코 세척 기구에 수돗물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됐다. 현지 보건당국은 수돗물이 감염원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코 세척에 사용하는 물은 증류수나 멸균수, 끓여서 식힌 물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 ABC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루이지애나주 보건당국은 지난 10월 29일 올해 확인된 중증 가시아메바 감염 사례 2건을 알렸다. 한 명은 뇌 감염으로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부비동에 감염이 발생했다. 두 환자 모두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였으며, 코 세척에 수돗물을 사용한 이력이 있었다. 사망자의 이름과 나이, 성별, 거주 지역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국은 수돗물을 코 세척이나 콘택트렌즈 관리에 사용하는 행동에 주의를 당부했다.
물·토양에 사는 미생물…노출돼도 대부분 감염되지 않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가시아메바는 물과 토양, 먼지 등에 사는 단세포 생물이다. 다른 생물의 몸속에 기생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어 ‘자유생활 아메바’로 불린다. 수영장과 온수 욕조, 급수시설, 가습기, 냉난방·환기 설비 등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살아가면서 가시아메바에 노출되지만 병에 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드물게 눈이나 피부, 부비동, 뇌 등에 심각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상처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오거나 코와 폐로 흡입돼 감염될 수 있으며, 콘택트렌즈 사용 과정에서 눈으로 유입되기도 한다.
뇌와 피부, 비강·부비동 등을 침범하는 감염은 주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 발생한다. 가시아메바가 뇌를 침범해 생기는 육아종성 아메바 뇌염은 특히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4년 CDC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신종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한 논문은 기존 연구를 인용해, 미국에서 각막염을 제외한 가시아메바 감염이 연간 3~12명에게서 보고됐으며, 치명률은 약 82%였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사람도 각막염 발생 가능…영구적 시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가시아메바가 눈의 투명한 앞부분인 각막에 감염을 일으키는 것을 가시아메바 각막염이라고 한다. 뇌나 다른 장기에 생기는 감염과 달리, 평소 건강한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CDC에 따르면 미국의 가시아메바 각막염 환자 대부분은 콘택트렌즈 사용자이며, 감염이 다른 신체 부위로 퍼지는 경우는 드물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2024년 이후 가시아메바 감염이 총 10건 확인됐다. 이 가운데 8건이 각막염이었으며, 각막염 환자 7명은 콘택트렌즈를 사용하고 있었다. 각막염 환자 중 5명에서는 영구적인 시력 손실이 발생했다. 나머지 2건이 올해 확인된 뇌 감염과 부비동 감염 사례다.
코 세척에는 증류수, 멸균수…수돗물은 끓여 식힌 뒤 사용
알레르기나 부비동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코 세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때 사용하는 물과 기구를 올바르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마시기에 적합한 수돗물도 코 세척에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돗물은 멸균수가 아니며, 일부 미생물이 코 안에서 살아남아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CDC는 코 세척액을 만들 때 ‘증류수’ 또는 ‘멸균수’로 표시된 물이나, 수돗물을 끓인 뒤 식힌 물을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여기에 코 세척용 전용 분말을 제품 설명에 맞게 섞어 사용하고, 세척 기구도 제조사의 설명에 따라 세척·관리해야 한다.
국내 대한이비인후과학회·대한비과학회의 성인 만성 부비동염 코 세척 지침에서도 증류수 등을 사용하도록 안내하며, 수돗물을 사용할 경우에는 최소 5분간 끓인 뒤 식혀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콘택트렌즈는 수돗물로 씻거나 보관하지 말고, 권장되는 렌즈 전용 관리용액을 사용해야 한다. 수영이나 샤워, 온수 욕조 이용 전에는 렌즈를 빼는 것이 좋다.
루이지애나주 보건당국의 역학 담당자인 테레사 소콜은 드물지만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감염인 만큼, 올바른 코 세척과 렌즈 관리가 중요하며 특히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수돗물로 코를 세척하면 가시아메바에 감염되나요?
A. 반드시 감염되는 것은 아니며, 감염 자체도 드뭅니다. 다만 끓이지 않은 수돗물로 코를 세척하면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루이지애나주 환자들도 수돗물 사용 이력이 있었지만, 실제 감염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Q2. 코 세척에는 어떤 물을 사용해야 하나요?
A. CDC는 증류수·멸균수 또는 끓여서 식힌 물을 사용하도록 권고합니다. 이 물에 코 세척용 전용 분말을 제품 설명에 맞게 섞어 세척액을 준비합니다. 국내 성인 만성 비부비동염 코 세척 지침에서는 수돗물을 사용할 경우 최소 5분간 끓인 뒤 식히도록 안내합니다.
Q3.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어떻게 예방해야 하나요?
A. 렌즈를 수돗물로 씻거나 보관하지 말고, 권장되는 렌즈 전용 관리용액을 사용해야 합니다. 샤워나 수영, 온수 욕조 이용 전에는 렌즈를 빼고, 렌즈와 보관 용기를 제품 설명에 따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