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일부터 폐암·위암·요로상피암 치료제의 건강보험 보장이 확대된다. 특히 서로 다른 제약사가 보유한 ‘파드셉’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타사 신약 간 병용요법의 급여 확대 선례가 될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희귀·소외암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전체 암 발생의 약 2.5%를 차지하는 요로상피암에는 ‘파드셉주(한국아스텔라스제약)’와 ‘키트루다주(한국엠에스디)’를 함께 사용하는 1차 치료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요로상피암은 방광과 요관, 신우 등 소변이 지나가는 길을 덮고 있는 ‘요로상피’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서로 다른 제약사 제품의 병용요법이 건강보험에 적용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급여 협상을 거쳤다. 다만 당시 두 약을 보유한 BMS와 오노약품공업은 공동 개발·상업화 관계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와 차이가 있다.
파드셉과 키트루다는 별도 제약사가 보유하고 있어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미 급여 중인 키트루다는 병용요법으로 환자가 늘면 기존 약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파드셉은 키트루다와 함께 사용해야 급여권에 진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양사의 이해관계를 조율해 협상을 마무리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번 급여 확대로 요로상피암 환자는 첫 치료부터 두 약의 병용요법을 건강보험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파드셉은 암세포 표면의 ‘넥틴4(Nectin-4)’를 찾아가 항암제를 전달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항암제를 붙여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약이다.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데 이용하는 PD-1의 작용을 막아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항암제다.
희귀 유전자 변이인 ‘RET 융합’ 비소세포폐암과 갑상선 수질암 치료제 ‘레테브모캡슐(한국릴리)’도 급여 대상에 포함됐다. RET는 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유전자로, 다른 유전자와 비정상적으로 결합하면 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RET 융합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1~2%에서 나타나며 국내 환자는 300명 미만으로 추정된다.
절제가 어려운 진행성·전이성 위암 치료제 ‘빌로이주(한국아스텔라스제약)’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빌로이는 위암세포 표면에 많이 나타나는 ‘CLDN18.2(클라우딘18.2)’ 단백질을 표적으로 공격하는 항체 치료제다.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위암은 환자의 절반이 생존하는 기간을 뜻하는 중앙생존기간이 6~10개월이고, 5년 상대생존율은 10% 안팎이다.
한편 제약업계와 환자단체에서는 중증·희귀질환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이날 국회 토론회에서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단축하는 ‘중증·희귀질환 신약 100일 신속등재 시범사업’의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선정되지 않은 약제를 위한 별도 등재 경로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도 “100일 신속등재는 일부 약제를 선별하는 제도에 그쳐서는 안 되며, 모든 희귀질환 신약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