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8일 (금)

97세에 위 전체 들어냈다⋯환자 "나는 복 많은 사람"

서울성모병원 김소정 교수 "나이만으로 치료 여부 결정하면 안 돼"⋯로봇수술 받고 이번 추석 손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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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 교수(오른쪽)에게 위암 절제 수술을 받은 97세 고령 환자 Y씨(왼쪽)가 지난 15일 퇴원 후 첫 외래 진료에서 김 교수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서울성모병원

초고령 환자와 가족들은 수술을 결정할 때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다. 고령일수록 수술 자체가 신체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꾸준히 운동하고 기저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건강을 잘 관리해왔다면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치료 가능성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은 최근 90세가 넘는 위암 환자에게 로봇수술을 통한 위암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8월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Y씨는 1929년생으로 올해 만 97세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Y씨는 10년 전 위 하부에 생긴 조기 위암을 진단받고, 내시경 절제술을 두 차례 받은 뒤 정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받아왔다.

그러다 올해 상반기 위 상부의 식도와 가까운 상체부 쪽에 새로운 종양이 발견됐다. 병기는 1기로 초기였지만 종양의 크기가 크고 경계가 불분명해 내시경 절제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과거 위 하부에 이미 여러 차례 내시경 시술을 받은 상태였기에 위의 일부만 절제하고 나머지를 남기는 수술은 어려웠다. 결국 위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이 불가피했다.

다행히 정밀검사 결과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된 소견은 없었다. 환자는 평소 지팡이나 보청기 없이 생활할 정도로 신체 및 인지 기능도 양호했다.

의료진은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환자가 고령인 점을 고려해 로봇수술을 택했다. 좁고 깊은 부위에서도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한 로봇수술이 섬세한 수술 과정에 도움을 주고, 수술의 정밀도를 높이면서 출혈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환자는 무사히 퇴원했다. 지난 15일 퇴원 후 첫 외래 진료를 받은 Y씨는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라며 의료진과 가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덕분에 올 추석엔 손주들과 얼굴을 보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Y씨의 수술을 집도한 김소정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 교수(위장관외과)는 “고령 환자의 암 치료에서 나이만을 기준으로 치료 여부를 결정해선 안 된다”며 “평소 건강 상태와 신체 기능, 기저질환, 인지 기능, 수술 후 회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씨 역시 평소 심신 관리에 힘써온 환자였다. 병원에 따르면 과거 교직에 몸담았던 Y씨는 평소 걷기와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며 건강을 관리해왔다. 주말마다 성당에 나가고 매일 기도와 성경 읽기를 이어가며 마음을 다스리는 일도 잊지 않았다.

다만 고령 환자는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고령 환자는 수술 자체만큼이나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며 “환자 가족과 의료진은 영양 섭취와 운동, 기저질환 관리, 합병증 예방 등을 꼼꼼히 챙기며 환자가 안정적으로 일상생활에 복귀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Y씨가 받은 ‘위 전절제술’은 위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이다. 음식물을 저장하고 소화하는 기능을 하는 위가 완전히 없어지기 때문에 수술 후 식사량과 체중이 줄고 영양 부족도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자체의 성공뿐 아니라 변화된 식사 방식에 적응하고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등 수술 후 회복 관리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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