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종양 치료를 받은 뒤 자기공명영상(MRI)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면 암이 다시 자랐다고 곧바로 판단할 수 있을까. 방사선이나 항암치료 때문에 생긴 변화도 MRI에서는 종양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 구별이 쉽지 않다.
이런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새로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진단제가 미국에서 승인됐다.
호주 방사성의약품 기업 텔릭스 파마슈티컬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픽스클라라(Pixclara·성분명 플로레티로신 F 18)’의 신약허가신청(NDA)을 승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신경교종용 FET-PET 진단제가 FDA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승인 대상은 생후 1개월 이상 소아와 성인이다. 이미 치료받은 신경교종이 재발하거나 진행한 것인지, 치료로 생긴 변화인지 다른 진단정보와 함께 구별하는 데 사용한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약 2만4000 명이 신경교종을 새로 진단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MRI에선 비슷한데⋯종양은 아미노산 흡수 달라
신경교종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서 생기는 종양이다.
치료 후 상태를 살피는 데는 조영증강 MRI가 널리 쓰이지만, 영상에 나타난 변화의 정체를 항상 분명하게 가려내지는 못한다.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로 손상된 조직이 부어오르거나 조영증강되면 종양이 다시 커지는 모습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뇌 조직은 의심 부위를 반복해서 떼어내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픽스클라라는 종양세포의 아미노산 흡수 특성을 이용한다.
플로레티로신 F 18은 방사성동위원소 불소-18을 붙인 아미노산 계열 추적자다. 혈액으로 주입하면 L형 아미노산 운반체인 LAT1과 LAT2를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PET 장비는 불소-18에서 나오는 신호를 포착해 어느 부위에 추적자가 많이 모였는지 영상으로 보여준다.
신경교종 세포는 주변 정상 뇌 조직이나 많은 치료 관련 변화보다 FET을 더 많이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 MRI에서 애매하게 보이는 부위가 실제 종양 활동과 관련됐는지 판단할 단서를 하나 더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첫 신청에선 승인 못 받아⋯추가 근거 보강
픽스클라라는 한 번에 FDA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텔릭스는 2024년 8월 처음 허가를 신청했다. FDA는 신청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2025년 4월 26일을 목표 심사기한으로 정했다.
하지만 FDA는 2025년 4월 28일 보완요구서를 보내 추가 확인 임상근거가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당시 안전성과 관련한 문제는 제기하지 않았다.
텔릭스는 이후 FDA와 협의하며 추가 자료와 통계분석을 보강했다. 올해 3월 신청서를 다시 냈고 FDA는 4월 10일 이를 정식 심사 대상으로 받아들였다. 두 번째 목표 심사기한은 9월 11일이었다. 이번 승인은 그로부터 사흘 뒤 나왔다.
검사 양성이라고 곧바로 ‘재발’은 아냐
픽스클라라의 안전성은 신경교종 환자 382 명에서 평가됐다. 성인 371 명, 소아 11 명이었다. 확인된 이상반응 가운데 두통은 0.5%에서 나타났고, 오심·주사부위 반응·피로·권태감은 각각 0.5% 미만이었다. 소아에서 나타난 전반적인 안전성 양상은 성인과 비슷했다.
PET 결과 하나만으로 암의 재발이나 진행을 확정할 수는 없다.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고 재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고, 양성이라고 곧바로 암이 다시 자랐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결과는 MRI를 비롯한 다른 영상검사, 필요할 경우 조직검사, 환자의 증상과 치료 경과 등 다른 임상정보와 함께 해석해야 한다. MRI에 새로운 병변이 보여도 곧바로 재발로 단정할 수 없는 만큼, 픽스클라라는 이런 애매한 경우 재발·진행인지 치료 후 변화인지 판단을 보완하는 데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