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위에 둘러보면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 이는 실제 데이터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실손의료보험 가입률은 2024년 기준 68.1%였다.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다 보면 진료비를 할인받는 경우가 있다. 병의원에 근무하거나 해당 병의원과 관련된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복지 차원에서 진료비를 할인받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렇게 진료비를 할인받은 경우 실손의료보험에 할인을 받기 전 진료비를 청구해도 문제가 없을까? 최근 나온 이에 대한 판결결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주민 C와 D는 인천의 개인의원 A의에서 건강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손바닥근막성 섬유종증 수술과 내측반달연골의 찢김 수술을 각각 받았다. 사무장 B는 인근 주민 C와 D에게 지인이라는 이유로 임의로 진료비 중에서 자기부담금 10%를 할인해주었다. 그리고 C와 D에게 실손의료보험에 청구할 수 있도록 할인 전 진료비가 적힌 진료비 계산서와 영수증을 발급하였다. C와 D는 이 자료를 보험회사 D에게 제출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B, C를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보험사기로 인정하였다. 우선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처로 치료받은 경우 지출한 비용을 보전받기 위함으로 이러한 취지를 고려하면 보험회사는 환자들이 실제 지출하지 않은 비용을 부담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실손보험 보장내용에 따르면 환급액은 ‘공제금액을 차감한 본인부담액’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환자들이 할인된 진료비 부분의 이익을 보험회사를 통해 보상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위 사례에서 사무장 B는 주민 C가 지인이라는 이유로 자기부담금을 10% 할인해 주었다.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B는 이와 같은 할인은 거의 모든 병의원에서 이뤄지는 관행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은 주장은 사실일까?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우리나라 의료법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해주는 것’은 대표적인 환자유인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조항에 해당하는 것은 건강보험 급여인 경우에만 해당한다. 따라서 건강보험급여에 해당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진료비 자기부담금을 감면해 주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로 보건당국에 적발되는 경우 형사처벌 및 의사면허 자격정지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복리후생 규정에 따라 병의원 소속직원, 직원의 직계가족, 친인척에게 본인부담금을 할인해 주는 것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회사복지로 인정되어 정당하다고(합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주의할 것은 병의원 임직원이나 그 가족들로 받은 진료비할인액은 급여 비급여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해당 직원의 근로소득으로 인정되어 근로소득세가 부과된다.
이에 비하여 라식이나 미용성형, 임플란트와 같은 건강보험 비급여항목의 경우 진료비를 할인해주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즉, 합법이라는 것이다. 다만 불특정 다수에게 과도한 할인광고를 하여 시장질서를 교란하거나 환자를 유인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불법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사무장 B의 주장은 반만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병의원이 특정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해당 기업 임직원에게 건강검진과 같은 비급여항목을 할인해주는 것도 합법으로 인정받는다. 다만 건강보험급여항목에 해당하는 진료를 받는 경우 병의원 직원이나 직원가족과 같이 본인부담을 할인해주는 것은 불법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복지규정에 따라 의료기관 직원이나 그 가족들이 진료비 자기부담금 할인을 받은 경우 이 비용을 실손의료보험에 청구하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만약 진료비 자기부담금 할인금액이 근로소득에 포함된 경우라면 진료비할인 전 의료비 모두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비하여 진료비 할인금액이 근로소득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에는 할인 후 진료비만 받을 수 있다.
정리하면 본인이 실손의료보험에 의료비를 청구하는 경우 조작된 서류로 자신이 지불한 진료비 이상의 금액을 청구한다면 보험사기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서는 안된다. 의료기관도 건강보험 급여항목을 지인이라는 이유로 자기부담금을 할인해주는 것은 환자유인행위로 인정받아 형사처벌 및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비급여항목의 경우 문제가 생기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정도의 할인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