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3일 (일)

치료 받아도 남는 근육 약화⋯FDA, ‘근육 직접 겨냥’ SMA 치료제 첫 승인

스칼라 락 ‘아이셈빌드’, 기존 SMN2 치료에 추가⋯2~12세서 1년 운동기능 +1.0점, 위약군 -1.2점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스칼라 락이 공개한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아이셈빌드(아피테그로맙-mstn)’ 설명용 이미지. 사진=스칼라 락

운동신경을 지키는 치료제는 이미 나왔지만, 근육 자체를 직접 겨냥한 약은 그간 없었다.

척수성 근위축증(SMA)은 기존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생존과 운동기능이 크게 좋아졌지만, 병이 많이 진행된 환자에겐 근육 약화와 운동기능 제한이 여전히 남았다.

이 빈틈을 메울 치료제가 출현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바이오기업 스칼라 락(Scholar Rock)의 ‘아이셈빌드(Isembyld·성분명 아피테그로맙-mstn)’를 SMA 치료제로 승인했다.

현재 SMN2 표적치료를 받고 있는 2세 이상 어린이와 성인이 대상이다. 근육 소실을 직접 겨냥하는 SMA 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아이셈빌드의 성분 아피테그로맙(SRK-015)은 프로미오스타틴과 잠복형 미오스타틴에 결합해 활성 미오스타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막는다. 미오스타틴은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로, 이 신호를 낮춰 근육 성장을 돕는다. 자료=스칼라 락

기존 치료 있는데 왜 근육을 따로 겨냥할까

SMA는 운동신경세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SMN 단백질이 부족해 근육이 점차 약해지고 위축되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대부분 SMN1 유전자 이상 때문에 생긴다.

바이오젠의 ‘스핀라자(뉴시너센)’와 로슈의 ‘에브리스디(리스디플람)’ 같은 기존 치료제는 SMN2 유전자를 이용해 정상 기능을 하는 SMN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도록 돕는다.

아이셈빌드는 기존 SMA 치료제와 다른 곳을 겨냥한다. 표적은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미오스타틴(myostatin)이다.

미오스타틴은 처음부터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상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프로미오스타틴과 잠복형 미오스타틴 단계를 거쳐 활성형으로 바뀐다. 활성 미오스타틴이 근육세포 표면의 ActRIIB 수용체에 붙으면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신호가 전달된다.

아이셈빌드의 성분 아피테그로맙은 이보다 앞 단계에서 작용한다. 프로미오스타틴과 잠복형 미오스타틴에 결합해 활성 미오스타틴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다. 쉽게 말해 근육 성장을 억누르는 신호가 켜지기 전에 차단하는 방식이다.

기존 치료제를 대신하는 약은 아니다. 뉴시너센이나 리스디플람이 SMN 단백질을 늘려 운동신경을 지키는 쪽에 작용한다면, 아이셈빌드는 별도로 근육을 직접 겨냥한다. FDA도 기존 SMN2 표적치료를 계속하면서 아이셈빌드를 추가하도록 허가했다.

같은 기존 치료인데⋯1년 뒤 운동기능은 왜 갈렸나

승인의 근거는 3상 임상시험 ‘SAPPHIRE’다.

5번 염색체의 SMN1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는 척수성 근위축증(SMA) 환자 188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2~21세였고 모두 혼자 걷지 못했으며, 뉴시너센이나 리스디플람 치료를 받고 있었다. 주요 효과 분석은 이 가운데 2~12세 환자 156명을 대상으로 했다.

운동기능은 앉기, 서기, 걷기 등 33개 동작을 평가하는 ‘해머스미스 확장 운동기능 척도(HFMSE)’로 측정했다. 최고 66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운동기능이 좋다.

FDA가 허가한 10mg/kg군은 약 1년 뒤 HFMSE 점수가 보정 평균 1.0점 올랐다. 기존 치료를 계속하면서 위약을 추가한 군은 1.2점 떨어졌다. 두 군 차이는 2.2점이었다. HFMSE가 3점 이상 좋아진 환자는 10mg/kg군 34.2%, 위약군 13.5%였다.

두 배 용량이 더 낫지 않았다⋯FDA, 10mg 선택

시험에서는 20mg/kg도 함께 평가했지만 10mg/kg보다 추가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FDA는 이에 따라 10mg/kg을 권장용량으로 정했다.

아이셈빌드는 4주마다 한 번 정맥주사한다. 미국 처방정보에는 체중 1kg당 10mg을 약 60~120분에 걸쳐 투여하도록 돼 있다.

효과만 볼 순 없다⋯골절 9% vs 2%

안전성에서는 골절이 눈에 띄었다.

3상 시험에서 골절은 10mg/kg군 53명 중 5명(9%), 위약군 50명 중 1명(2%)에게 발생했다. 아이셈빌드 투여 환자 가운데 3명에서는 대퇴골 골절이 보고됐다.

FDA는 골밀도가 낮거나 골절을 여러 차례 겪은 환자에게 주의해서 사용하도록 했다. 상기도 감염과 구토, 기침, 바이러스 감염, 두통 등도 흔한 이상반응으로 나타났다.

승인까지는 한 차례 우여곡절도 있었다. FDA는 지난해 9월 첫 심사에서 보완요구서를 보냈다. 회사에 따르면 당시 문제는 약효나 안전성이 아니라 위탁 충전·완제 생산시설에서 확인된 문제였다.

스칼라 락은 올해 미국 내 다른 생산시설을 추가했고, 문제가 된 인디애나 시설은 허가신청에서 제외했다. 이번 재심사 결정 시한은 9월 30일이었지만 FDA는 19일 빠른 9월 11일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SMA 치료에는 새로운 축이 더해졌다. 기존 치료로 운동신경을 지키면서 별도의 약으로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신호까지 낮추는 병용 전략이 실제 처방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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