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기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자신의 지방조직에서 분리한 세포 성분을 주사한 뒤 1년간 관찰했더니, 관절경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관절염이 더 진행한 비율이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증도 치료 6개월과 12개월 뒤 주사 치료군에서 더 낮았다.
다만 이미 치료받은 환자의 기록을 비교한 연구여서, 이번 결과만으로 주사가 관절염 진행을 늦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은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환자에게 자가 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SVF·Stromal Vascular Fraction) 주사를 시행한 뒤 관절경 치료군과 12개월 경과를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환자 441명 중 조건 비슷한 108명 비교
연구팀은 2022년 4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치료받은 환자 가운데 연구 기준을 충족한 441명을 선별했다. 관절경 치료군이 217명, SVF 주사군이 224명이었다.
대상자는 무릎 골관절염의 엑스레이 기준인 켈그렌-로렌스(K-L) 등급에서 2~3단계에 해당하는 환자였다.
K-L 등급은 관절 간격이 좁아진 정도와 뼈의 변화 등을 토대로 골관절염을 0~4단계로 구분한다. 숫자가 높을수록 관절염이 심하다는 뜻이다.
두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연령이나 체중, 처음 관절염 정도가 다르면 치료 뒤 결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를 줄이기 위해 연령과 성별, 체질량지수(BMI), K-L 등급, 치료 전 통증 수준 등을 기준으로 성향점수매칭(PSM)을 적용했다. 조건이 비슷한 환자끼리 짝을 맞춰 비교하는 통계 방법이다.
그 결과 관절경군 54명, SVF군 54명 등 모두 108명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3개월까지 비슷⋯6개월부터 통증 차이
통증은 환자가 느끼는 정도를 숫자로 표시하는 시각통증척도(VAS)로 평가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하다는 의미다.
치료 후 3개월까지는 두 군 모두 통증이 줄었으며 두 군 사이에 뚜렷한 차이는 없었다.
6개월부터 차이가 나타났다. 평균 통증 점수는 관절경군 2.8점, SVF군 2.5점이었다.
12개월에는 관절경군이 3.5점, SVF군이 2.9점이었다. 연구팀은 6개월과 12개월 모두 SVF군의 통증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다고 설명했다.
1년 뒤 관절염 진행 31.5% 대 3.7%
더 큰 차이는 관절염 진행 비율에서 나타났다.
연구팀은 치료 뒤 12개월 동안 K-L 등급이 한 단계 이상 높아진 경우를 관절염이 진행한 것으로 정의했다.
관절경군에서는 54명 가운데 17명인 31.5%에서 관절염 진행이 관찰됐다. SVF군에서는 54명 가운데 2명인 3.7%였다.
인공관절 전치환술로 넘어간 환자도 관절경군에서는 4명이었지만 SVF군에서는 없었다.
다만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수 자체가 적어, 이번 결과만으로 SVF 치료가 인공관절 수술 위험을 낮춘다고 보기는 어렵다.
줄기세포 하나만 넣는 치료는 아냐
SVF는 환자 자신의 지방조직에서 분리한 여러 종류의 세포 성분을 이용하는 치료다.
흔히 줄기세포 치료와 함께 언급되지만 지방유래 줄기세포 한 종류만 분리해 사용하는 방식은 아니다. 지방조직 안에 있는 여러 세포와 혈관 관련 세포 등이 함께 포함된 혼합물이다.
이들 세포가 염증을 조절하고 손상된 조직 주변 환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골관절염 치료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관절경 치료는 작은 내시경을 무릎 관절 안에 넣어 내부를 확인하면서 손상된 반월연골이나 연골 등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병변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두 치료 가운데 어느 한쪽이 더 우수하다는 결론으로 바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 연구진이 환자를 처음부터 무작위로 두 치료군에 나눠 치료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이미 치료받은 환자들의 기록을 뒤에서 비교했기 때문이다. 성향점수매칭으로 주요 조건을 맞췄더라도 치료 선택에 영향을 준 다른 요인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은 “두 치료법 모두 초기에는 통증 완화 효과를 보였지만, 6개월과 12개월 시점에서는 SVF 치료군의 통증 점수가 더 낮았고 12개월간 방사선학적 관절염 진행 비율도 상대적으로 적게 관찰됐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이번 연구는 후향적 관찰 연구로, 성향점수매칭을 거쳤더라도 측정되지 않은 잠재적 요인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 관찰 결과만으로 치료 효과를 과도하게 단정하기보다는 향후 대규모 전향적 무작위 대조시험을 통해 장기적인 유효성을 면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