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2일 (금)

“감자튀김 케첩 나눠 먹었는데”…‘10초 키스’한 셈이라고?

더블 디핑 한 번에 세균 최대 100개 이동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먹던 감자튀김을 공용 소스에 다시 찍는 ‘더블 디핑’을 하면 입속 세균이 소스로 이동할 수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친구와 감자튀김을 나눠 먹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순간이 온다. 한입 베어 문 감자튀김을 케첩에 다시 ‘푹’. 친한 사이인데 이 정도야 뭐 어떠냐 싶다. 어릴 적엔 이런 것만으로도 ‘간접키스’라며 호들갑을 떨곤 했다.

그런데 마냥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때 입안에 있던 세균도 실제 소스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먹던 음식을 소스에 다시 찍는 이른바 ‘더블 디핑(double dipping)’이다. 그렇다면 친구와 같은 소스를 몇 번이나 찍어 먹어야 10초간 키스할 때 오가는 세균 수와 비슷해질까?

먹던 음식 다시 찍었더니…입속 세균 소스로 이동

미국 클렘슨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식품안전저널(Journal of Food Safet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은 사람이 한입 베어 문 음식을 소스에 다시 찍는 ‘더블 디핑’을 했을 때 입속 세균이 얼마나 이동하는지 실험했다.

실험 결과, 한입 베어 문 음식을 소스에 다시 찍자 입안에 있던 세균이 실제 소스로 이동했다. 연구진은 실제 여러 사람이 음식을 나눠 먹는 상황에서는 한 번의 더블 디핑으로 약 50~100개의 세균이 사람 사이에 전달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실린 연구에서는 10초간 진한 키스를 할 경우 평균 약 8000만 개의 세균이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더블 디핑 한 번에 세균 100개가 전달된다고 가정해 단순 계산하면, 세균 수로만 따졌을 때 80만 번을 찍어 먹어야 친구와 10초간 키스할 때와 비슷한 양이 오가는 셈이다.

물론 서로 다른 연구 결과를 세균 수만 놓고 재미로 비교한 계산이다. 실제 세균의 종류나 전달 방식, 실험 조건은 서로 다르다. 다만 한입 먹은 음식을 공용 소스에 다시 찍는 것만으로도 입속 세균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소스에 세균이 가장 많이 옮았을까?

더블 디핑으로 옮겨가는 세균의 양은 소스 종류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살사 소스에서 치즈·초콜릿 소스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소스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더블 디핑 직후 살사 소스에서는 약 1000 CFU/mL의 세균이 검출됐다. 치즈 소스는 약 200 CFU/mL, 초콜릿 소스는 약 150 CFU/mL 수준이었다. CFU는 살아 있는 세균이 증식해 만들어낼 수 있는 집락의 수를 나타내는 단위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에 소스의 점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살사처럼 비교적 묽은 소스는 크래커에 묻었다가 다시 소스 그릇으로 떨어지는 양이 많다. 이 과정에서 침에 있던 세균도 소스로 더 많이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살사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세균 수가 감소했다. 연구진은 산도가 높은 살사의 환경이 세균이 살아남는 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처음에는 세균이 많이 옮겨갔지만, 그 세균이 계속 같은 수준으로 살아남은 것은 아니었다.

페트병 돌려 마시기, 먹던 젓가락 공유는?

음료 빨대나 먹던 식기를 함께 사용하면 입속 미생물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같은 페트병을 돌려 마시는 경우는 어떨까. 국제학술지 《국제환경연구·공중보건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실린 연구에서 건강한 성인 12명이 무가당 차를 페트병에 직접 입을 대고 마시자, 직후 병 입구에서 평균 약 1만8000 CFU/mL의 세균이 검출됐다. 남아 있던 차에서도 약 8000 CFU/mL가 확인됐다.

먹던 젓가락이나 숟가락에도 입속 세균이 묻는다. 미국 클렘슨대 연구에서는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입에 넣은 뒤 약 10만 CFU 수준의 세균이 식기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에 넣었던 식기를 다시 음식에 사용했을 때는 세균이 음식으로 이동하는 것도 확인됐다.

다만 세균이 많이 옮았다고 해서 반드시 더 위험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세균의 ‘수’보다 어떤 미생물이 오갔느냐다. 상대방에게 감기나 독감 등 감염 증상이 있다면 먹던 음식을 공용 소스에 다시 찍거나 페트병과 식기를 함께 사용하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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