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03일 (목)

“비타민을 몸에 붙인다고?”⋯흡수율 18배 높다는 패치, 진짜일까

피부 장벽·분자 크기에 따라 흡수 달라⋯비타민별 근거 확인 필요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비타민 패치를 손등과 손목에 붙인 모습. 사진=인스타그램 'mybarriere '

번거롭게 알약을 챙겨 먹는 대신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되는 비타민 패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 업체는 피부로 투여했을 때 몸에 전달되는 비율이 먹는 방식보다 약 18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한다. 숫자만 보면 패치가 훨씬 잘 흡수되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비타민 패치가 먹는 영양제보다 더 잘 흡수될까?

높은 흡수율 숫자, 그대로 믿어도 될까?

‘글루타치온 비타민 패치’를 판매 페이지에서는 패치를 피부에 붙였을 때 몸에 전달되는 비율이 73%로, 먹는 방식의 약 4%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숫자만 보면 비타민 패치가 먹는 것보다 훨씬 잘 흡수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글루타치온이나 비타민을 연구한 결과가 아니다. 파킨슨병 등에 쓰이는 의약품 성분인 ‘셀레길린’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온 것이다. 셀레길린을 먹으면 간에서 일부가 분해되면서 몸에 흡수되는 양이 줄어든다. 반면 피부로 투여하면 간에서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 몸에 들어오는 양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셀레길린은 패치 방식이 유리할 수 있지만 비타민도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다. 비타민 패치의 흡수와 효과는 별도의 연구로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제품에 높은 흡수율 수치가 제시돼 있더라도 실제로 어떤 성분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타민 패치, 실제 연구 결과는?

비타민 패치를 살펴본 연구에서는 종합비타민을 입으로 먹은 사람들의 영양 상태가 더 좋았다. 미국 아이오와대병원과 머시병원 연구진이 위우회술을 받은 환자 44명의 영양 상태를 1년간 관찰했다. 위우회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영양소 결핍을 막기 위해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연구진은 환자가 경구용 비타민 대신 패치만 사용해도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종합비타민 패치를 사용한 환자의 82.4%는 한 가지 이상의 영양소가 결핍된 상태였다. 먹는 종합비타민을 복용한 그룹은 40.7%였다. 비타민 D와 B1, B12의 혈중 농도도 패치 사용군에서 더 낮았다.

비타민 성분이 피부를 통과하는 정도는 외부 물질의 침투를 막는 피부 장벽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분자의 크기가 중요한데, 비타민 B12는 분자량이 약 1355달톤으로 커 일반 피부를 통한 전달이 쉽지 않은 성분에 속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병원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실험피부학(Experimental Dermat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500달톤 법칙’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분자량이 500달톤을 넘는 물질은 정상 피부의 각질층을 통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분자량이 작다고 해서 반드시 쉽게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비타민마다 분자의 구조와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타민 패치가 먹는 영양제보다 더 잘 흡수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제품을 고를 때는 해당 비타민을 실제 사람에게 사용해 혈중 수치가 높아졌는지 확인한 연구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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