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궁내막증은 수술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향후 임신 계획과 가임력 보존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이동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8월 27일 바이엘 코리아가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바이엘 우먼스 심포지엄’에서 ‘자궁내막증 장기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자궁내막증의 장기 관리 전략과 심부 자궁내막증의 치료 및 수술 후 관리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의 약 10%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한국 진단 환자 수는 2019년 5만6868명에서 2024년 9만4473명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며 “난임 여성의 30~50%가 자궁내막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단순한 증상 완화에 그치지 않고 향후 임신 계획과 가임력 보존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궁 밖에 자궁내막 유사 조직 발생⋯심한 월경통이 대표 증상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을 덮는 자궁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난소, 난관, 복막 등 자궁 밖에서 자라면서 염증과 유착을 일으킬 수 있는 만성 질환이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월경혈이 난관을 통해 복강으로 역류해 자궁내막과 유사한 세포가 자리 잡는 ‘역행성 월경’ 가설을 비롯해 유전적 요인, 면역계 변화, 호르몬 및 염증 반응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심한 월경통과 만성 골반통이다. 병변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성교통이나 배변통, 배뇨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난임과 연관되기도 한다. 반면 병변이 상당히 진행됐음에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어 증상만으로 질환의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자궁내막증은 병변의 위치와 형태에 따라 복막 표면에 병변이 생기는 표재성 복막 자궁내막증, 난소에 낭종을 형성하는 난소 자궁내막종, 병변이 복막 아래 깊은 조직이나 장·방광·요관 등 주변 장기를 침범하는 심부 자궁내막증 등으로 구분된다.
수술은 주로 복강경으로⋯반복 수술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환자의 연령과 증상, 병변의 위치와 정도, 향후 임신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
약물치료는 호르몬제 등을 이용해 통증을 완화하고 병변의 진행과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수술은 약물치료로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거나 병변의 크기와 위치, 주변 장기 침범 여부 등을 고려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 시행할 수 있다.
수술은 주로 복강경을 이용해 자궁 밖에 생긴 병변을 제거하고 서로 달라붙은 조직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난소 자궁내막종이 있는 경우에는 정상 난소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낭종을 제거하는 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향후 임신을 원하는 여성은 수술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난소 자궁내막종을 반복적으로 수술할 경우 정상 난소 조직이 손상되거나 난소 예비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수술 후에도 2년 내 재발률이 21.5%, 5년 내에는 40~50%에 이를 정도로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이라며 반복 수술은 가임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두 번째 수술부터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환자에서는 가임력 보존을 고려해 치료 전략을 세우고, 호르몬 치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질환을 관리할 필요하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심부 자궁내막증은 수술 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 교수는 “심부 자궁내막증은 수술 후 호르몬 치료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재발 위험이 높다”며 “자궁내막증학회 2024년 진료지침에서도 재발 예방을 위해 수술 후 장기 호르몬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임상 연구에서도 수술 후 별도의 호르몬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장기 호르몬 치료를 시행했을 때 자궁내막증 관련 통증과 재발 위험이 감소하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수술만으로 치료가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며 “환자의 향후 임신 계획과 가임력, 재발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후에도 장기적인 치료 및 관리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